그저 끼니만 때우기 위한 식사를 깨고 싶었다.
매일 맞닥뜨리는 식사시간, 그저 그 끼니만 때우기 위해
더 이상 빵 조각 따위를 까끌거리며 먹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편의점에서 급하게 훌훌 거리며 먹는 컵라면도 먹고 싶지 않았다.
방법을 바꿨다.
속이 편하고 밥시간을 아낄 수 있대서
점심식사랍시고 칼로리 셰이크를 먹었다.
세 잔이나 먹어버리는 실수를 저질러버렸다.
먹은 것도 안 먹은 것도 아닌 느낌이었다.
다시 방법을 바꿨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살이나 빼자 싶었다.
바나나 반 쪽, 닭가슴살 반 주먹, 방울토마토 세 알을 먹었다.
그런데 꺼멓게 죽어가는 바나나를 보니 마음이 아파서
반만 먹지 못하고 그냥 한 개 다 먹었다.
나머지를 다 먹고, 허전해서 칼로리 셰이크도 한 잔 마셨다.
미치겠다.
다시 방법을 바꿨다.
샐러드 전문점에서 콥 샐러드를 주문했다.
시져 드레싱이 더해진 샐러드라서 더욱 술술 넘어갔다.
생각보다 든든했다. 드디어 방법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시간을 쪼개어 짬을 내곤
편의점 가서 라면 먹었다.
그다음 날, 시져 드레싱이 너무 맛있었던 나머지
다시 콥 샐러드를 주문하고 드레싱을 추가 주문해서
거의 시져에다가 샐러드를 말아먹었다. 황홀경이었다.
또다시 시간을 쪼개어 짬을 내곤
편의점 가서 라면 먹었다.
미치겠다.
그냥 그 이후로는 시간이 아깝든 어찌 되든 밥을 먹었고,
정말 부담스러운 날엔 시져에 샐러드를 말아먹는다.
그리고 더불어 입이 심심해지면, 늘 상관없이
칼로리 셰이크 일 잔씩 마셔준다.
어쩔 수 없지만
먹는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