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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주황 Sep 16. 2022

빈 말의 자취

어느 정도 채워야 하는지 알 수가 있을까.



더운 한 여름에  텀블러 안에 물이 얼마쯤 남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통을 기울일 때 입 안으로 들어오는 물이 없다면 주변을 둘러보면서 편의점을 찾을 것입니다. 기대나 필요의 대체가 있을 때에 갈증은 어렵지 않게 사라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일은 드물지만 서 있는 곳 주변이 논과 밭만 보인다면 텀블러 안에 빈 공간이 어떤 마음을 불러일으킬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말은 말속이 비어 있다는 것으로 사전에서는 실속 없이 헛된 말이라고 합니다. 사전 아래 가까운 예시문을 보면 ‘ 말이라도 고맙다라는 표현으로 이해를 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실속 없이 헛된 말이라도 고맙다는 것은 무슨 말인지 의문이 기도 합니다.  것이라도 관심이 닿아서 좋다는 것인지 아니면  말을 받았으니 주는  또한 빈말인 것인지 생각이 길어집니다. 그러다 보면 고맙다는 마음이  것이   있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말이 비거나 채워질  있다는 생각이 추상적이기는 하지만 텀블러에 채워진 물처럼  안에 마음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말의 자리는 채워진 말들로 가득  곳에서  드러납니다. 덕분에 나는 간혹 말속에 마음을 얼마나 담아야 하는지를 알아내기도 합니다.


논 밭이 펼쳐진 곳이라도 가까운 곳에 편의점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물을 건네주는 사람과 만나게 될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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