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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윤 Jul 29. 2023

쥐뿔 없어도 아쉬운 것 하나 없는 것처럼 02

웃어라, 세상이 네 편인 것처럼


당신이 허용하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내가 한 '짓'은 무엇이었을까?


무엇이든 허용해 버린 것이다. 내가 주인이 되지 못하고 상황에 주도권을 주고 타인에게 주도권을 줬다. 그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게 하고, 무엇을 주던 나는 허용해 버렸다. 아쉬운 것은 나이므로.


"성공은 고통을 수반하고 인생은 전쟁터와 같다. 그러니 참고 노력하고 무엇이든 받아들여라." 이 말이 진리가 아님을 그때 알았다. 우리는 우리가 마음으로 허용하는 대로 산다.


자신의 영혼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목소리를 허용하고 살고 있나? 아니면 사회와 부모, 선배, 어른이 하는 말 그대로를 따르며 자신의 진정한 내면의 모습을 희생할 것을 허용하고 살고 있나? 선택은 자신의 몫이다.


이 실패를 계기로 한국에 돌아오는 길에 스스로의 가슴에 대고 맹세했다.


“쥐 뿔 가진 거 하나 없어도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살자. 최악은 죽는 거뿐이지 않나? 모든 기회를 잃고 살아갈 방도가 없어 삶이 내가 죽는 것을 원할 때는 겸허히 받아들이자. 아쉬워서, 잃을까, 얻지 못할까 두려워서 몸을 사리는 사람처럼 스스로에게 비겁하게 살아가지 말자.”


그 뒤로 나는 나의 삶을 하나씩 다시 세우기 시작했다. 어떤 회사를 가도 이게 내 마지막 회사라 여기지 않는다. 어떤 사람을 만나도 이 사람 아니면 안 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기회도 이게 내 삶의 마지막 기회처럼 여기지 않는다. 내 안에서 그 모든 게 태산처럼 커져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두지 않는다.


마음을 내려놓는 연습을 한다. 왜냐하면 그럴 때에야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보이기 때문이다.


내 앞에 있는 사람이 현란한 말로 나의 무엇을 자극하는지 보는 것이다. 죄책감인지, 직업의식인지, 불안감인지 그것이 무엇이 되었던 그에게는 나에게 바라는 것이 있을 때가 많다. 그가 거는 게임에 쉽게 말려들지 말라. 그래서 회사가 간혹 여기서 나가면 세상은 불안한 지옥인 것처럼 말하며 사람을 잡더라도, 그것에 휘둘리지 말아라. 그 순간 당신은 아쉬운 사람으로 전락하고, 그 아쉬움은 무턱대고 행하는 노력을 만들고, 그 순간 지위는 뒤집힌다. 그때 얻는 것은 없더라. 이게 내 경험이다.


오늘도 나는 내 안에서 무엇을 과대 포장하고 우상화하는가를 살핀다. 때로 내면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 원하는 것 그것이 무엇이든 과대화 하고 극대화하기를 좋아한다. 그것만 된다면, 모든 것이 잘 이루어질 것처럼. 이것만 있다면 새로운 삶이 시작될 것처럼. 그런 자신을 대할 때마다 나는 바라보고 깨어있으려 한다.


그리고 되뇐다. 쥐 뿔 없어도 아쉬울 것 없다. 삶은 모든 것을 갖추고 있으며 무한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 삶은 작은 변수에도 다양한 변주를 일삼으며 변화한다. 될 일은 되고, 일어나야 할 일은 일어난다. 내가 할 일은 그 변화를 겸허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필요할 때, 필요한 것을 취하는 것뿐이다. 삶은 우리를 든든하게 지지해주고 있다.


그러니 아쉬울 것 없는 것처럼 여유롭게, 고요하게, 미소 지어라. 삶은 네 편이다.


2023년 7월, 쥐뿔 없어도 여유로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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