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렌지나무 Jan 30. 2024

술을 먹고 싶어지면

 우울하다는 의미이다.

평소에는 술을 한잔도 안마신다. 일년에 두번 정도 마실까. 그것도 모임이나 회식이 있을 때뿐이다. 술이 좋아서 마시는 일은 전혀 없다. 


그런 내가 술 생각이 나는건 100퍼센트 우울때문이다. 대학원에 다닐 때, 어느날 갑자기 술이 먹고 싶어졌다.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계산해보니 중간고사 2주 전이었다. 중간고사를 볼 자신이 없었고, 우울했고, 그래서 술이 생각났나보다. 그러다 가끔 혼자 술을 마시기도 했다. 시험기간에만.


작년에 우울증약을 먹지 않으면 죽을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던 두 가지 일들. 그 일들이 요즘 다시 나를 힘들게 한다. 망령같은 것들이 왜 내 주변을 떠도는 걸까. 그것들에 내 마음은 왜 이렇게 딸려가고 물어뜯기고 산산조각 나는걸까. 날 좀 내버려뒀으면 좋겠다.


약 없이는 이겨낼 수 없었던 것을 이번엔 내 의지로 막아낼 수 있을까? 캄캄한 복도를 혼자 걷는 기분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감정기복은 내려간만큼 올라간다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