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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Aug 17. 2022

운동을 해야 시간이 생긴다

-<고수의 몸 이야기>를 읽고


 한근태 작가님의 저서들을 릴레이로 읽고 있다. 우연히 접하게 된 한근태 작가님의 책,<공부란 무엇인가>를 읽으면서 특별히 3장에 있는 '공부할 몸 만들기'에서 큰 울림을 느꼈고, 이어 몸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 <고수의 몸 이야기>를 읽고, <고수의 독서법을 말하다>, <한자는 어떻게 공부의 무기가 되는가>를 거쳐 현재 <고수의 질문법>을 읽고 있다.

 때로는 잡자마자 한번에 훅 읽어버린 책도 있고, 어떤 책은 서너장 되는 한 챕터를 꼼꼼하게 정독하면서 천천히 읽기도 했다. 한번에 훅 읽어버린 책은 막 블렌더에 간 채소즙 같았고, 꼼꼼하게 정독한 책은 꼭꼭 씹어먹으며 맛과 영양을 음미하는 채소스틱같았다. 빨리 읽으나 천천히 읽으나 어쨌든 몸과 마음에 유용한 영양소가 쏙쏙 흡수되어 빠른 속도로 건강이 회복되는 듯한 느낌이다.


 어떤 책이 좋은 책일까? 다양한 관점이 있겠지만, 절박한 상황일수록 현재에 겪고 있는 어려움,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이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그런 관점에서 한근태 작가님을 알게되고 그의 모든 책들을 섭렵하며 매일 조금씩 빠르게 재활되고 있는 이 여름이 감사하다.

 마음에 드는 한 작가를 만나면 그의 세계관과 사람 자체에 서서히 흥미를 느끼다가 결국 그 사람의 모든 책을 섭렵하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나의 올해의 작가는 단연 한근태님인 것이다.

 여러 책에 걸 작가님이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가치관이 반복되는데, 첫째가 몸, 둘째가 독서, 세째가 글쓰기라고 재차 반복하여 말씀하신다.

 몸의 건강에 또 음식과 수면, 운동으로 나누어 중요성을 삼차 설파하신다.


 늦은 나이에 재취업을 해서 일에 집중하느라 일상의 리듬을 잃고 불어난 체중으로 겨우 동네 하천을 따라 음악을 들으면서 걷는 것만을 최선의 운동법으로 여기고 한동안을 살아오고 있었던 나에게

 걷기는 운동이 아니다!

라는 말씀의 반복은 가히 뼈를 마구 때렸다.

 그 문장을 한번, 두번 만날 때 마다 헬스장을 등록해야겠다는 마음이 슬슬 올라왔다가 내려다가를 반복하기를 수차례, 허리가 몹시도 뻐근한 아침, 힘겹게 책상에 앉아 책을 폈을 때, 또 한번

걷기는 운동이 아니다!

를 운명처럼 만났다. 쑤욱 올라온 마음을 단단히 붙잡아 당장 헬스장에 등록하기로 마음 먹었다. 지금 딱 한달이 되었고, 표면적인 변화로 4kg을 감량했다. 수년간 1kg도 움직이지 않던 몸무게가 1주일에 1kg 빠지다니, 그것도 음식도 굶거나 힘들게 참은 것이 아니라 보다 건강한 재료와 조리법으로 바꾸어서 조금씩, 규칙적으로 오히려 잘 먹어준 덕분인 것 같다.

 의지라 아니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라!

 는 조언대로 제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꼭 해야하는데 하기 힘든 여건일 때 적용하는 '최소단위의 법칙'을 생각해냈다.

 이것 저것 따지지 않고 당장 할 수 있는, 가깝고 저렴한 동네 헬스장을 등록하고, 냉장고에 있는 재료부터 점검했다. 평생을 다이어트의 의지를 불태우면서도 정작 습관화로 정착시키지 못한 트라우마를 감지하면서도 살려면 필수적으로 선택해야하는 길이었다. 냉장고에 있는 올리브와 토마토를 필두로 평소에 농담처럼 자주했던 말, '지중해식 식단'으로 정했다. 틈틈이 유튜브 요리 채널로 공부하고 재료 하나씩 더 추가하면서 한 달이 지난 지금은 명실공히 지중해식 식단을 실천하고 있다.


 '걷기는 운동이 아니다'라는 말씀 말고도 또 하나 큰 뼈를 때렸던 문장은,

 시간이 없어서 운동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을 해야 시간이 생긴다.

는 명언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나 역시 시간이 없어서 운동을 못한다고 착각하며 긴장감 속에 살았다는 생각을 명료하게 하게되었다. 작가님 말씀처럼 신기할 정도로 운동을 하고나서 활력이 생긴 신체 자신감으로 더 많은 일을 더 즐겁게 하고 있다.

 운동 첫날, 무거운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자 허리, 고관절, 목, 날개뼈, 발목, 뱃속, 심장 여기저기서 게으르게 잠들어 있던 세포들이 깨어나느라 몸속이 전쟁통이 된 것 같았다. 너무 오래 휴전 중이었던 정체된 몸속 기관들이 놀라서 우왕좌왕 난리통이 된 것이었다. 하루, 이틀, 사흘... 밀고나가자 강해진 정신에 몸이 굴복하여 협력하기 시작했다.

 위안삼아 슬렁슬렁 걷는 것이 아니라 근육을 밀고 당기면서, 버티고 쉬게 하면서, 호흡이 턱까지 차오르도록, 몸 속에 정체되어 있는 숨길을 열어서 호흡이 시원하게 관통할 수 있도록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면서, 오늘 과하게 쓴 근육은 풀어주고 쓰지 않은 근육은 쓰는 것으로 균형을 잡아주면서, 통증과 시원함을 진실되게 느끼면서, 몸의 소리를 진지하게 들으면서, 근력운동을 할 때 모처럼 살아있다는 감동까지 느껴졌다.


 세 번째 뼈 때리는 말씀은

인생을 바꾸기 전에 몸부터 바꿔라!


는 것이다.

 작가님은 누군가 새로운 사업이나 공부를 시작한다고 할 때, 몸의 상태를 물어보고 몸이 안 좋다면 몸 부터 바꾸라고 한다고 하셨다. 이 말씀도 꼭 나에게 하는 직언으로 들렸다.

 뒤늦게 원하던 일을 하게 되면서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면서 일에 과도하게 몰입한지 1년, 어느 정도 안정을 찾고 멈춰서서 숨을 고르자 온몸이 성한데가 없는듯이 삐걱거렸다. 일에 적응하고 안정적인 페이스를 찾았고, 이제 곧 더 많은 업무가 주어질 것인데 그 일을 할 수 있는 몸 상태가 안된다면 의지로 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들었다.

 고수의 몸 이야기에 밑줄 그은 내용들을 많이도 옮겨놓고 싶지만, 강렬한 한문장만 남겨두려한다.


'내 몸이 있어야 나를 믿을 수 있는, '자신이 있다'는 느낌이 들 수 있다.

몸이 아프거나 문제가 생기면 내 몸이 사라지니 자신감도 없어질 것이다.

현재 나의 상태를 가장 잘 아는 건 마음이 아니라 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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