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톱모션 <네 개의 깡통>
늑대아이의 보물상자
며칠 전에 쓴 글 '본성을 찾아서'에서 호소다 마모루 <늑대아이>를 소개했고, 그중 특별히 인상적인 한 장면을 따로 떼어내서 하나의 글을 더 써보았다. 학교에 들어간 유키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친구들은 분홍색 예쁜 상자에 담긴 알록달록한 보물을 소개하는데 비해 아직 늑대의 본성이 남아있는 유키는 쥐를 잡아서 뼈를 모으거나 곤충이나 솔방울 같은 보물이 든 상자를 친구들에게 보여준다. 아이들은 놀라서 기겁을 하고 도망가고 유키는 인간으로의 삶을 선택하면서 친구들이 싫어하는 자신만의 보물 상자를 버린다.
아멜리에의 보물상자
너무나 사랑스러운 프랑스 영화 <아멜리에>에도 보물상자가 나온다. 아멜리에는 어느 날 우연히 누군가가 벽 안에 몰래 숨겨둔 오래된 보물상자를 발견하고 주인을 찾아주기로 한다. 자신이 놓인 환경만으로 보면 충분히 불행할 수도 있는 아멜리에는 상자 주인을 찾아주고, 자신의 어릴 적 추억이 담긴 상자를 건네받은, 이제는 어른이 된 보물 상자 주인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일을 찾아 나선다. 다른 사람들의 꿈을 찾아주고 도와주는 동안, 아멜리에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행복이 한 걸음씩 다가온다.
나의 보물상자
친구들이 좋아하는 내가 되기 위해서,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내가 되기 위해서, 세상에서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언젠가부터 그들이 좋아하는 보물을 모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린 시절, 내가 좋아하는 것을 모으던 나만의 소중한 보물상자를 어딘가에서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그것을 찾게 된다면 다시 한번 유년의 황금시절을 살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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