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학교> 21화. <숏숏롱 댄스교습실> 2화.
* 이 내용은 유리드미를 경험한 입장에서 나의 언어로 정리한 것이다.
** 유리드미(eurythmy) : 인지학의 창시자 루돌프 슈타이너가 창안한 동작예술로 '아름다운 리듬'이라는 뜻이다.
유리드미는 크게 톤 유리드미(tone eurythmy)와 스피치 유리드미(speech eurythmy)가 있다.
톤 유리드미는 클래식 음악과 함께 움직이는 동작이고, 스피치 유리드미는 음악 대신에 목소리, 즉 시나 동화 같은 텍스트의 낭송이 발밑에 깔리는 동작이다.
현대 무용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음악이 시작되고 동작이 시작되거나, 음악과 함께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동작이 먼저 시작되고 나서 음악과 소리가 따라 나온다. 이는 impulse(충동, 추진력)가 동작하는 주체인 사람, 즉 '나'에게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움직임의 주체가 되는 '아름다운 리듬'인 것이다.
유리드미는 명상 동작으로 시작하는데, 그중 하나가 I-A-O meditation이다.
언어를 배울 때 언어를 이루는 최소한의 단위인 철자를 배우듯이 자음과 모음, 모든 소리에 대한 고유의 동작을 배우는 것으로 시작한다.
모음 A-I-U-E-O 중에서 I-A-O를 사용해서 호흡과 함께하는 동작으로 이루어진 명상이다.
숨쉬기에 집중하고 들어오는 공기를 I(ee)처럼 경험한다.
I(ee)의 동작은 오른팔은 하늘 위로 뻗고, 왼팔은 땅 아래로 뻗고 몸에 균형을 잡고 바르게 선다.
눈썹 사이에서 목덜미까지 이어지는 빛의 흐름을 느낀다.
들이마시는 공기에 집중해서 몸을 채우는 공기를 A(ah)처럼 경험한다.
A(ah)의 동작은 두 팔을 벌려 하늘을 향하고 몸의 무게 중심이 뒤로 가게 해서 발 뒤꿈치로 버티는 듯이 몸의 앞쪽을 하늘을 향해 연다.
빛은 척추를 따라 흐른다.
A(ah) 동작을 하고 있으면 균형을 잃고 뒤로 넘어지게 되므로 몸 중심에서 뒤로 기울어지지만 넘어지지 않도록 앞을 의식해야만 한다.
숨을 내쉬는 데 집중하고 몸을 떠나는 공기를 O(o)처럼 경험한다.
O(o)의 동작은 두 팔을 가슴 앞에서 큰 동그라미가 되도록 안듯이 모으고 몸의 무게 중심이 앞으로 오게 해서 발끝으로 버티듯이 선다.
척추에서 눈썹 사이의 지점까지 다시 내부로 들어오는 빛의 흐름을 느낀다.
O(o) 동작을 하고 있으면 균형을 잃고 앞으로 넘어지게 되므로 몸 중심에서 앞으로 기울어지지만 넘어지지 않도록 뒤를 의식해야만 한다.
I(ee)를 중심으로 세상을 받아들였다가 그 힘으로 내가 세상을 안는 동작 사이에서 넘어지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야 한다.
몸의 균형과 이에 따른 호흡의 들어옴과 나감과 빛의 흐름을 느끼는 것이 스피치 유리드미의 준비 동작인 셈이다.
I(ee)는 나를, A(ah)는 빛(우주)을, O(o)는 공간(세상)을 의식한다.
지금, 유리드미는 멈추었지만, 말이 멈추지 않고 움직임이 멈추지 않는 한 의식하게 될 것이다.
호흡과 빛이 어디에 있는지,
그들의 균형이 어디에 있는지,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