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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Oct 10. 2024

어른이 된다는 것

-<작가님 글도 좋아요> 23화. Preocean 작가님




오늘 <작가님 글도 좋아요>에서는 특별한 작가님의 글을 모셨습니다.
쉰이 넘은 저에게 반성과 숙고를 하게 해 준 고등학생 Preocean 작가님의 글,
'만 19세, 어른이 된다는 것'이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작가소개


안녕하세요? 고등학교 1학년 작가의 아들입니다. 

어머니를 따라 글을 써보고 싶어서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글쓰기  #가족   #학생   #고등학교




여러분들은 어른과 성인의 차이점에 대해서 아시나요? 그냥 단순히 '둘 다 만 19세 이상이 된 자'가 어른이나 성인이 아닌가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맞긴 합니다. 그런데 어른은 다릅니다. 만 19세 이상이면서 사회에 나가서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책임' 우리가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 '책임'하면 생각나는 직책이 있죠. 회장과 부회장입니다. 반 아이들의 투표로 뽑히며 책임감을 가지고 학급을 책임지는 역할을 하는 것이 회장과 부회장(반장과 부반장)입니다. 물론 이런 투표 때 그 사람의 공약을 보고 뽑는 것이 아닌 단순히 인기 투표인 적도 있었습니다. 물론 제대로 뽑힌 적도 많죠. 이렇게 제대로 뽑혔던 애들에 대해 반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제일 많이 나오는 답변이 있었습니다. '어른스럽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소설에서는 이러한 문장이 나옵니다. '어른스러워진다는 것과 어른이 된다는 것은 다르다.' 그렇다면 어떤 점이 다르다는 것일까요? 어른스럽다는 것은 어른을 흉내 낸다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속이 빈 껍데기죠. 그렇다면 이 속을 채워야 하는데요, 단순히 만 19세가 되었다고 해서 어른일까요? 가끔 드라마 대사 중에 어른에게 '어른스럽지 못하다'라는 말을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대체 그렇다면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단순히 책임을 질 수 있다고 해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닐 테니까요. 그리고 설령 그게 맞다고 하더라도 책임을 질 자신도 없고 그만한 재량과 머리도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미리 대비하고 싶어서 이러한 고민을 적게 되었습니다.



아마 어른이 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다시피 시행착오를 겪는 것을 달가워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욕심을 좀 부려서 여러분에게 조언을 구하여 그러한 시행착오를 좀 피해보고자 글을 썼습니다. 아마 브런치스토리를 이용하시는 분들은 거의 99퍼센트가 어른이실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저와는 다른 어른이신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이며 어른이 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어떤 말이라도 좋으니 조언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른   #책임   #성인





어떤 말이라도 좋으니 조언을 남겨주십사 하는 정중한 요청에 아무도 선뜻 댓글을 쓰지 않으셨더라고요.

저는 이 만 19세 고등학생 작가님의 글에 이런 답변을 남겼습니다.



많은 어른들이 이 글을 읽고 라이킷을 눌렀지만, 작가님께서 구하신 조언을 쉽사리 말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어른이 되는 것이 어렵다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런 것이며, 어른이 되는 방법은 이것이다... 하고 무슨 말을 해주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
저는 '고등학교 학생'이라는 작가님의 작가소개 글이 좋았고, 진솔하고 용기 있는 '나에 대한 이야기'가 좋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기 시작한 자체가 '어른이 되는 길'을 밝혀주리라 믿습니다. :)



그리고 제 인생 어느 날의 피아노 연습실로 오버랩되었습니다. 하루 일을 마치고 피아노 레슨을 받고 있을 당시였습니다. 피아노 선생님에게 다섯 살 된 남자아이가 있었고, 내가 레슨 받으러 가는 시간에 어린이 집에서 하원한 아이는 엄마인 피아노 선생님이 퇴근할 때까지 간식을 먹으면서 기다리고 있었지요. 어린아이가 종일반에서 지내다 온 것만으로도 힘이 들 텐데, 엄마의 퇴근 시간까지 기다리는 것은 한계를 넘어서는 일이었습니다. 



아이는 늘 몇 분 되지도 않는 제 레슨 시간마다 들어와서는 엄마 옷자락을 붙들고 '집에 가자~' 며 떼를 썼답니다. '잠깐만, 딱 한 번만 더 하고 가자.' 피아노 선생님은 다섯 살 아이와 수강생인 저의 눈치를 양쪽으로 보면서 진땀을 흘렸습니다. 아이가 너무 보챌 때는 제가 그냥 혼자 연습할 테니까 가보시라고 하기도 했고, 제가 피아노 학원 열쇠 복사본을 가지고 다니기까지 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아이의 짜증이 극에 달했고, 아이는 주먹을 쥐고 양팔을 휘두르며 피아노 선생님을 두들겨 패면서 눈물 콧물이 범벅되어 울부짖었습니다. "이게 다 엄마 때문이야!", "이게 다 엄마 때문이야!" 아이는 똑같은 이 문장을 수십 번 반복했고, 아이의 힘듦이 내 몸속 깊숙이 전달되어 나조차 울음을 터뜨리고 싶은 기분이었습니다. 



선생님을 먼저 보내드리고 연습실에 남아서 알 수 없는 깊은 슬픔에 빠졌습니다. 피아노 선생님은 생업을 위해, 자신의 전문적인 커리어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지만, 어린아이에게는 너무나 힘겨운 나날이었던 겁니다. 어른인 저도 다섯 살 아이처럼 '이게 다 엄마 때문이야!'를 외치며 울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사는대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불가항력,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는 회오리 같은 인생의 궤적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어른이 되기 위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어릴 때부터 경제 공부를 한다거나, 좋은 책을 많이 읽는다거나, 글을 쓴다거나,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난다거나, 운동을 한다거나, 종교를 갖거나 봉사 활동을 한다거나, 여행을 많이 다닌다거나... 그런 방편을 많이도 찾았고요. 내가 찾은 답이 정답인 듯이 목에 핏대를 세우고 강의를 한 적도 있습니다만, 지금은 무엇도 쉽게 말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인간의 삶이 너무나도 방대하고 다층적인 실로 엮여있기 때문이고, 내 안의 그 떼쓰며 우는 어린아이를 달래고 키우는 데 기나긴 인내와 큰 사랑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아이가 눈물을 멈추고, 다시 웃고, 좋아하는 일을 잘하고, 제대로 된 사랑을 하고, 행복해져서는 '이게 다 엄마 덕분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어른이 되는 날이 아닌가... 



학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아닙니다. 학생에게는 보다 희망적이고 명쾌한 조언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좀 더 많은 분들이 읽으시고, 이 진지하고 용기 있는 고등학생 작가님께 나름의 힘이 되는 조언을 들려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댓글을 쓰지 않더라도 Preocean 작가님이 던지신 묵직한 질문,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이며
어른이 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면 좋겠다 싶어서 아직 작가님의 허가가 안 난 상태이지만 빌려왔습니다.

댓글을 쓰실 분들은 이 페이지 말고, Preocean 작가님의 페이지에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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