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언제부턴가,
삶에는 주제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나이를 먹을수록 경험은 쌓이지만,
그것이 의미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그 시간들은 결국, 흔적조차 남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바깥으로 발산하며 살아왔다면,
이제는 그 경험들을 안으로 수렴해,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언어로 표현해야 할 때이다.
이번 여행에서,
두 가지 이미지가 나를 깊이 사로잡았다.
사막과 사람의 뒷모습.
사막은 어떤가.
아무도 오지 않을 것 같은 자리에
바람을 몰고 와 모래먼지를 흩날린다.
한순간 모든 시야를 덮으며
존재를 강하게 드러내지만,
이내 흔적 없이 사라진다.
내 앞에 있었는지도
가물거리는 존재를 허락하고, 다시 삼켜버린다.
그러나 태양, 바람, 비를 품으며
묵묵히 자기 자신을 완성해 낸다.
말이 없기에, 더 강하게 느껴진다.
사람의 뒷모습은 어떤가.
기본적으로 쓸쓸하다.
살아온 시간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익살, 심지, 내면, 설익음, 들뜸, 살아있음.
인생은 고독하고 수고롭다.
그 뒷모습엔
“잘하고 있어”라는 조용한 토닥임이 필요하다.
나는 이 두 이미지로 인생을 말하고 싶다.
황막하지만 살아 있는 것,
침묵하지만 감정이 흐르는 것.
그 결을 따라,
내 삶의 문장을 써 내려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