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복숭아 Apr 22. 2021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

그제 생일이 지나갔습니다. 생일을 축하받는 것에 대해 익숙하지 않습니다. 어릴 때는 서운함이 많았습니다만 지금은 그게 머 대수라는 생각입니다.


더 솔직히는 카톡 메신저 대화명에 축하 케이크가 뜨는 것을 보는 순간 ‘의무감’으로 축하를 해야 한다는 부담을 주거나 받고 싶지도 않아 생일 알람을 끈지도 몇 년이 지났습니다.     


올해 생일을 보내면서 나이만큼 나에게 생긴 변화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나이를 먹어도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것이 얼마큼인지도요.


더불어 살아가는 그 모든 것이 선택이라면 제가 했던 선택들을 생각했습니다. 선택의 성질은 물론 다양하지만 인정보다는 후회가 많았습니다. 하도 반복되다 보니 후회도 자기 학대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올해 생일은 조금 남다릅니다. 특별히 축하를 많이 받았냐 묻는다면 그것은 아닙니다만

저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건 저만 아는 선물입니다. ‘별거 아니군’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만 ‘웃는 얼굴’을 주기 위한 노력과 연습입니다.      


몇 년 전에 커피를 주문하고 대기할 때 동생이 저를 도촬 하여 찍은 사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평범한 일상을 하고 있다 생각했던 저의 얼굴은 입꼬리가 잔뜩 쳐져있는 심술궂은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평상시 피하고 싶었던 얼굴을 가진 사람의 모습이었습니다. 저런 상태로 사람들을 만났다 생각하니 아찔했습니다.      


내내 마음에 두고 상기되어 사람들을 만나 대화 할 때 많은 부담이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요 근래 더 노력하는 것이 '미소 연습'과 ‘웃는 얼굴’을 만들기 위한 노력니다. 나를 가장 많이 보는 사람은 '나'이기 때문입니다.


거울을 보며 입꼬리를 올리고 밝게 미소 짓는 연습을 합니다. 이야기를 할 때나 웃을 때 왼쪽으로 치우쳐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노력을 하다 보니 이제는 균형이 생깁니다. 이 과정들이 저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며 일종의 성장인 듯합니다.


덕분에 인상이 변했다고들 합니다. 참 좋습니다.

이 연습 차곡차곡 잘 쌓아보려 합니다. 호호 할머니가 되었을 때 세월과 화합되어 어떤 얼굴을 만들어 낼지 기대됩니다.       

작가의 이전글 수술실 앞에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