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기, 기운이 넘쳐요

거뜬한 일상

by 유서아

임신중기(15~28주)는 달라도 달랐다. 입덧은 남아있지만 서서히 좋아지고, 임신했지만 배는 많이 나오지않은 시기라 데이트하기도 좋았다.


입덧이 조금씩 덜하니 입맛이 생겨서 오빠랑 맛있는것도 많이 먹으러 다녔다. 먹고싶은걸 먹을수 있는 기쁨!!

그리고 잠이 많이오고 쉽게 피곤해지는 등 들쭉날쭉했던 컨디션도 임신중기로 접어드니 한결 임신하기 전 체력처럼 올라왔다. 임신 후 본격적인 데이트로 우리는 뮤지컬 ‘팬텀’을 보기로 했다. 그것도 박효신으로!! 무더운 날이었지만 결혼하기 전 연애때 생각도 나서 기분이 무척 좋았다. 가방에 임산부 뱃지를 달고 세종문화회관에 들어가 오빠랑 자리를 잡으니 자리는 두자리를 앉았지만 마치 세명이서 공연을 보러간 기분이 들어 뭔가 더 신나기도 했다. 우리가 이런 시간을 또 보내고 있구나…!


임신초반에는 크고작은 이슈(입덧, 출혈, 몸살 등)로 갑자기 연차를 쓴 적이 많아서 주5일 근무를 잘 못했었는데 중기 들어서니 회사업무도 소화해낼 수 있었다. 일주일에 몇번 퇴근 후에는 친구들도 만나 시간을 보내기도하고, 오빠랑 용산이나 여의도 등 쇼핑센터 구경도 가고 나름 바쁘고 즐겁게 보냈다.


무엇보다도 안정기라 조심스러웠던 임신초기가 끝나고, 신경이 쓰였던 기형아검사 1차(11~14주 사이/초음파로 목덜미투명대 확인), 2차(15~20주/나는 니프티검사를 했다)를 무사히 통과(?)한 게 거뜬한 일상을 찾을 수 있었던 요인이 아니었나 싶다. 큰 걱정은 안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을 떨쳐버릴 순 없어서 검사결과가 나오기까지 조용히 기도했었다. 자연임신의 위대함을 믿어보자! 하면서. (기형아검사 전에 태아보험 가입은 필수다) 그리고 니프티 검사를 했다보니 염색체도 확인이 가능해 성별도 미리 알게되었다!


양가 부모님과 가족(형님, 언니)에게는 산부인과에서 아기집을 보고 보건소에서 임산부뱃지를 받은 후에 말씀드렸었고, 기형아검사를 마친 후 친한 친구들에게 임신소식을 전했었다. 그러다보니 주변분들에게 축하받는 시간이 많아서 임신중기가 더 행복하게 기억되는 것 같다. 내가 왠지모르게 대단한 일을 한 사람같고, 뿌듯해졌었다. 뭔가를 성취해서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 나와 낭만이의 존재만으로 축복받은 느낌이었달까. 숨만쉬어도 칭찬받는것같은, 세상의 공기가 변한 것 같았다.

2차 기형아검사를 마치고는 다니던 동네 산부인과에서 슬슬 전원을 해야하는 시기가 왔었다. 동네 산부인과는 분만병원이 아니었기에 남편과 상의 끝에 우리는 대학병원에서 분만하기로 결정했다. 고위험산모는 아니지만, 안전하게 출산하고싶은 마음으로 정상임신 진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예약을 했다. 또 임신후기를 향해 시간은 간다.


언제 바뀔지 모르는 컨디션이라 즐길 수 있을때 즐기자, 먹을 수 있을때 먹자, 돌아다닐 수 있을때 돌아다니자, 마냥 기뻐해보자 했던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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