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을 감자마자
선연히 떠오르는 어여쁜 입매,
나를 부르는 다정한 목소리,
내 얼굴을 쫓는 장난기 어린 눈동자.
계절감도, 주변의 어느 것 하나도
온전히 기억지 못하면서
잘도 너는 머리칼 한 올마저
하나도 잊히지가 않네.
어느 순간 불현듯 떠오르곤
크게 한숨으로 내뱉어야만
사라지는 잔상들이 남아서
때로는 주저앉은 나를 일어서 걷게 하고,
때로는 잘 걷던 나를 무너뜨리곤 해.
근데,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도
똑같이 너를 만나고 헤어져
내 마음 깊이
작은 조각으로 남겨둘 거야.
내겐
너를 만나지 않는 선택지도 없고
너와 헤어지지 않는 선택지도 없어.
살아가는 내내 양껏 그리워하는 건
네가 어쩔 수 없는 내 마음이니까-
나는 걱정 말고
네가 그저
행복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