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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톡식 컬처

톡식 컬처는
어떻게 형성되는가

톡식 트라이앵글 관점에서 바라본 톡식 컬처

by Jay

톡식 트라이앵글 모델


심리학자인 아트 파딜라(Art Padilla)와 로버트 호건(Robert Hogan) 등이 제시한 톡식 트라이앵글(Toxic Triangle) 모델은 어떤 한 조직의 톡식 컬처가 생겨나고 유지되는 데 있어서 톡식 리더도 중요하지만 그러한 톡식 리더들에 마지못해 동조하거나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팔로워들, 그리고 톡식 컬처가 싹트고 번성하기 쉬운 조직환경의 3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합니다. 이 3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독성 문화가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는지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직에 톡식 컬처가 형성되고 유지되는 데는 다음의 세 가지 주요 요소가 작용합니다. 그래서 이 모델의 이름이 톡식 트라이앵글 모델입니다.


1. 톡식 리더

자기중심적이며 권력을 남용하는 리더들은 조직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부정적인 문화를 조장하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나르시시스트형, 마키아벨리형, 그리고 사이코패스형 리더들이 존재하며 이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조종하고 착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2. 팔로워의 순응과 공모

직원들은 톡식 리더의 행동에 순응하거나 적극적으로 협력함으로써 조직에 독성이 강화되게 됩니다. 순응하는 팔로워들은 리더의 압박 속에서 침묵하거나 수동적으로 따르는 반면, 공모하는 팔로워들은 개인적 이익을 위해 톡식 리더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조직 문화를 더욱 악화시킵니다.


3. 톡식 컬처가 싹트고 번성하기 쉬운 조직 환경

성과 지상주의가 심한 조직에서는 윤리적 기준보다 결과가 우선시되며 이는 비윤리적 행동이 용인되는 분위기를 만들게 됩니다. 또한 리더를 견제할 장치가 부족하거나 관리 체계가 불안정한 조직일수록 톡식 컬처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톡식 리더


조직문화의 형성과 유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리더십이라는 점에 대해서 여러분들은 큰 이의가 없을 것입니다. 여기서 리더는 최고경영자나 임원을 포함해서 팀조직 등 단위조직의 리더들도 해당되는데 이들은 각자 자신이 담당하는 조직의 성공의 기준, 바람직한 가치, 조직에서 구성원들에게 기대하는 바람직한 태도나 행동, 그리고 일하는 방식 등 조직 전반의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한편, 리더들은 조직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는 반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특히 파괴적인 말과 행동을 보이는 톡식 리더들이 내뿜는 독성은 구성원들의 두려움이나 불안, 불신을 야기기시키고 결국 업무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독성이 강한 직장 환경을 만들어 버립니다.

특히 톡식 리더가 임원 등 상위 경영진의 역할을 하고 있을 때 이들이 조직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크고 심각해집니다. 경영진이 해로운 행동을 하면 구성원들은 자신의 조직에서 그러한 행동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이를 따라 하게 되면서 조직문화, 즉 ‘여기서 우리가 일하고 행동하는 방식’이라 간주되어 그러한 해로운 행동과 관습이 조직에서 당연시되고 일상화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나쁜 상사들 밑에 있으면 ‘욕하면서도 배운다’라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자신도 모르게 상사의 나쁜 언행을 모방하면서 닮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톡식 리더에는 여러 특성을 가진 리더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보통은 대표적으로 ‘어둠의 3요소(The Dark Triad)’라고 하는 3가지 유형의 톡식 리더를 이야기합니다. 그 3가지 유형의 톡식 리더는 바로 나르시시스트형 리더와 마키아벨리형 리더, 그리고 사이코패스형 리더입니다.


1. 나르시시스트형 리더

나르시시스트형 리더는 자기 스스로에 대한 우월감이 높아서 다른 사람의 비판이나 피드백을 듣지 않고 자기의 생각만을 밀어붙이는 독불장군과 같은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영역을 포함해 모든 일을 잘 해낼 수 있다는 과도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조직의 원칙이나 규칙도 자신의 입맛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하는 아주 오만한 성격을 가진 톡식 리더라 할 수 있습니다.


2. 마키아벨리형 리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수만 있다면 어떠한 방법이나 수단도 사용할 수 있다고 믿으면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구성원들을 조종하고 착취하는 리더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이러한 행동에 대해서 아무런 죄책감이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습니다. 또한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서 심지어 경쟁자와도 정치적으로 연대할 수도 있는 기회주의적인 성향을 나타내는 톡식 리더입니다.


3. 사이코패스형 리더

상대의 약점을 파악해서 협박하고 착취함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교활한 리더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인상관리 기술을 활용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상대를 감쪽같이 속일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그래서 사이코패스형 리더에게 이용당하고 버림받은 사람들은 마지막까지도 자신이 그들에게 이용당했다는 사실을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들은 자신으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상대방의 감정에는 1도 관심이 없고 속임수나 조작 등 반사회적인 행동에 대해서 양심의 가책이나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아주 교활하고 냉혹한 독사 같은 톡식 리더입니다.



팔로워의 순응과 공모


톡식 리더가 보여주는 유해한 행동을 따르면서 조직에 유해한 분위기를 증폭시키는 데에는 팔로워들의 역할도 큽니다. 이러한 팔로워들에는 별다른 이유 없이 역할 관계상 그저 좋든 싫든 상사이기 때문에 따르는 사람들도 있지만 자신의 개인적 목적이나 이익을 달성하기 위해 톡식 리더를 적극적으로 따르는 팔로워들도 있습니다.

팔로워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톡식 리더에게 ‘순응하는 팔로워(conformer)’들이고 두 번째는 톡식 리더와 적극적으로 ‘공모하는 팔로워(colluder)’들입니다. 순응하는 팔로워들은 톡식 리더가 야기하는 두려움과 공포를 최대한 피하기 위해서 톡식 리더들에게 수동적으로 따르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순응하는 팔로워들은 톡식 리더들을 따르되 가능한 거리를 두면서 이들과 어울리지 않는 방식으로 자신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시키려고 합니다. 반면에 공모하는 팔로워들은 톡식 리더의 파괴적인 행동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면서 협력하는 사람들입니다. 공모하는 팔로워들은 톡식 리더와 적극적으로 연대를 형성하면서 이를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개인적 이익을 얻으려 한다는 점에서 순응하는 팔로워들과 큰 차이를 보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독재자인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의 곁에는 요제프 괴벨스(Paul Joseph Goebbels)가 있었습니다. 괴벨스는 나치 독일의 선전 장관으로 히틀러를 도와 히틀러의 파괴적인 이데올로기를 대중에 퍼뜨리면서 독일의 국민들을 선동하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회계부정 스캔들로 유명했던 에너지 기업 엔론(Enron)의 CEO인 제프리 스킬링(Jeffrey Skilling)의 옆에는 그를 도와 회사의 회계를 조작한 CFO인 앤드류 패스토우(Andrew Fastow)가 있었습니다. 또 다른 예로 주주와 투자자들을 속인 혐의로 기소된 바이오 스타트업 기업 테라노스(Theranos)의 CEO인 엘리자베스 홈즈(Elizabeth Holmes) 곁에서는 당시 COO였던 라메시 발와니(Ramesh Balwani)가 든든한 조력자로서 조직 전반에 독성을 강화시켰습니다. 발와니는 직원들에게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부여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는 직원들에게는 강한 압박을 가하는 악역을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톡식 리더를 따르는 팔로워들은 톡식 리더가 지닌 매력만 보고 따르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공모하는 팔로워들은 톡식 리더를 통해 보상이나 승진 등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톡식 리더를 따른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톡식 컬처가 싹트고 번성하기 위한 관리체계와 관행


톡식 컬처를 만드는 데는 톡식 리더와 이들에 협력하는 팔로워들뿐 아니라 톡식 컬처가 싹트고 번성하기 쉬운 관리체계와 관행 등 조직의 환경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조직운영과 관리의 체계가 부족하거나 리더의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는 경우 톡식 컬처가 싹트기 쉬운 환경이 됩니다. 그리고 목표달성이나 성과를 압박하는 조직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톡식 컬처를 번성하게 하는 마치 비옥한 토양과도 같습니다.


1. 관리체계와 조직문화의 불안정성

조직의 안정성과 성숙도는 톡식 컬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체계가 제대로 갖춰진 조직은 리더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게 되지만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처럼 관리 체계가 미비한 조직에서는 톡식 리더의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조직이 인간 존중, 다양성 포용 등의 핵심 가치를 확고히 가지고 있지 않으면 톡식 컬처가 더욱 쉽게 번성하게 됩니다. 특히 인수·합병이나 구조조정 등의 변화 시기에는 권력 공백이 발생하기 쉬워서 톡식 리더가 그 틈새를 노리고 조직을 장악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게 됩니다.


2. 견제와 균형 장치의 미흡

리더의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견제 장치가 필요하지만 오너 중심 조직이나 허울뿐인 이사회가 운영되는 기업에서는 이런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견제와 균형 장치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 경영진의 독단적 의사결정과 부적절한 행동이 톡식 컬처를 더욱 강화할 수 있습니다.


3. 성과지상주의 분위기

성과만을 중시하는 조직은 윤리적 문제를 간과하며 이는 톡식 리더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됩니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에서는 성과를 내기만 한다면 리더십 스타일이 어떻든 이를 묵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목표를 달성했더라도 비윤리적 행위를 저지른 직원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는 기업은 39%에 불과했습니다. 국내 기업에서도 이와 유사한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톡식 컬처는 단순히 특정 리더의 문제만이 아니라 톡식 리더들을 조력하면서 톡식 컬처를 조장하는 팔로워들과 허술한 조직 관리 체계가 맞물려 형성되는 구조적 문제입니다. 조직이 건강한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톡식 리더의 행동을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윤리적 기준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조직 문화가 독성을 띠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와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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