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부인이 수상하다_#3
우리에게는 15개월 된 딸아이가 한 명 있다.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이렇게 귀여워도 될까 싶은 만큼 천사 같은 존재다. 아이가 귀여운 만큼 힘든 순간도 있지만 낳길 잘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아이를 한 명 키우는데 엄마는 당연히 힘들지만 요즘엔 아빠도 힘들다. 물론 집집마다 다르겠지만 우리 부모님 세대와는 다르게 요즘 아빠들은 육아에 참여하고 싶어 하고 열심히 도와주고 있는 것 같다. 쇼핑몰이나 밖에 산책 나가보면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 다니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나 역시 평소에 아이들을 좋아하기도 했고 딸아이가 생기니 너무 사랑스러워 육아에 많이 동참하려고 하는 편이다.
그런데 그런 아빠들이 늘었는데도 불구하고 힘든 점은 그렇게 도와줘도 아빠들이 칭찬을 별로 못 받는 것 같아서다. 아니 칭찬까지는 안 바라는데 가끔은 욕도 먹는다. 지금 하고 있는 게 부족하다고 욕먹고 제대로 못한다고 욕먹는다. 홧김에 에라잇!하며 안 하고 싶지만 그러지도 못한다. 가정의 불화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아빠도 육아에 반드시 동참해야 한다. 그래야 평화가 찾아온다.
나는 가끔 슬퍼진다. 휴일에는 나도 쉬고 싶은데 쿨 내 나는 남편이고 싶어 아내에게 자유시간을 준다. 그런 휴일이 힘들어 죽겠다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휴식을 주면 아내의 기분이 오랫동안 좋았으면 좋겠는데 약발이 그리 길게 안 간다. 육아는 그만큼 힘든 거구나 싶다. 그렇지만 가끔은 억울한 기분도 든다.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게 되고 나서 어느 날 아내가 둘째는 첫째와 몇 살 터울이 적당한 거 같냐고 물었다.
'음, 2~3살?' 아내는 내 대답을 듣고 그럼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임신을 해야 2살 터울이 맞는다고 했다. 아니 생각지도 못할 만큼 가까운 시일이라 놀랐다. 별 생각을 안 하고 있었는데 아내는 벌써 머릿속으로는 계산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어린이집을 그렇게 보내고 싶어 했던 거구먼..
그런데 그 얘기가 끝나기가 무섭게 세 명까지 낳아야 하니까 빨리빨리 2살 터울로 낳아야 한다며 내 나이도 다시금 각인시켜주는 아내. 아, 나 내일모레 마흔인가. 애들이 어른이 될 때 나는 환갑이란 말인가. 잊고 있었다.
아이 하나 키우기도 힘든데 둘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셋은 어떻게 키울 생각인지 모르겠다. 돈도 많이 들고 큰 집으로 이사도 가야 할 텐데 아내는 뭐가 그리 자신 있는지 아이는 사랑을 먹고 자라니까 괜찮단다. 사교육도 안 시키고 아이 셋이 라니 나는 걱정이 태산인데 아내는 둘째 임신 전부터 셋째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무섭다.
아이 셋 키우면서 벌려놓은 일은 다 할 수 있을까. 잠깐... 이러다 아이 셋 내가 독박 육아하는 거 아냐?
소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