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도 반드시 지나야 하는 길
나는 취미로 바이크를 타는 주부다. 고배기량 바이크를 타고 도로를 달릴 때는 민감도가 높아진다. 오토바이는 위험한 취미이기 때문이다.
나는 3년째 깊은 우울증으로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는 영혼으로 익숙한 길을 달릴 때의 안정감만 추구하는 외로움을 선택한 '솔로투어족'이 되었다.
※ 솔투족 : 혼자서 솔로 라이딩을 즐기는 바이커
나는 앞뒤로 뻥 뚫린 국도길을 선호한다.
그런 외곽의 뻥로드뷰를 만나기 위해서는 복잡한 시냇길의 화물차와 도로를 非과학적으로 돌아다니는 어마어마한 쌍놈새끼들을 매서운 눈초리로 견제해야 한다.
굉장히 피곤한 일이다.
별 수 없다.
가기 싫은 길을 반드시 지나가야만 외곽의 한적한 뻥로드뷰에 도달한다.
나는 타인에게 말을 곱게 하려고 애쓰는 편이다. 타인이 내게 무례하게 말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런 나에게 최근 선 넘는 발언을 했던 주변인이 있었다. 숨 쉬듯 무례하기로 소문이 자자했던 인간이기에 어찌 생각해 보면 놀라울 것도 없었다.
그런 非과학적인 인간을 만났을 때 어떻게 해야하는가
오토바이를 타다 보면 도덕(道德)을 배우지 아니한 천하의 계쌍놈을 때때로 마주한다. 오토바이는 육체가 외부에 노출되어 있으니 휘청하며 놀랄 정도로 아찔함을 겪는다.
보통의 사람들은 '자신의 살을 내어주고, 적의 뼈를 취한다'
나는 달랐다. (과거의)
비록 승산 없는 싸움이라지만 '내 뼈가 부서지더라도, 니 살이라도 잡아 뜯어주마'
똥이 더러워서 피한다고? 흥
같이 옴팡 뒤집어 써주마 니가 왜 똥인지 낱낱이 따져보자
내 온몸에 똥칠을 하는 수고를 기꺼이 마다치 않고 알려주었다.
나는 좀 다른 똥인 줄 알았나 보다.
숨 쉬듯 무례한 빌런들을 하루는 용서도 해보고, 하루는 이미 했던 손절을 또 했다가, 어느 날은 측은하게도 생각해 보았다. 모두 부질없다.
전화, 메시지, 문자, SNS 다 차단해 놓았다가도 이 쉐키 안 망했나? 내심 기대하며 들여다본다. 아 이거 아직 안 망했네! 이런 망할! 내 기분만 망하게 된다!
나는 인정하기로 했다.
"내가 아직 실력이 안되는구나!"
나는 그 측은하고, 숨 쉬듯 무례한 그 빌런들을 감당할 수 있는 그릇이 못되었다.
아들 등원 후 헬스장으로 중얼중얼(하기 싫다)
아직 안 망한 잡놈들이 유독 생각나는 날엔 5분 더 뛴다.
러닝머신에 30분 정도 할애하는데 토하기 직전까지 전력질주를 하다 빠르게 걷기를 반복하며 도저히 못 뛸 것 같을 때 그 잡놈들을 생각한다.
'한 바퀴 더 못 뛰면 영원히 그 잡놈 못 이기는 찐따된다.'
이 악물로 400m 코스 10 바퀴를 완주했다.
내 바이크는 공차중량 214kg이다. 가속력도 매우 좋은 편. 이런 바이크를 한 몸처럼 다루지 못하면, 운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매달려 다니는 꼴이 된다.
고배기량 바이크는 잠깐의 실수가 아찔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확률이 크기 때문에, 고인물들은 바린이(오토바이 입문자) 들에게 낮은 cc의 바이크 부터 차근차근 경험할 것을 권유한다.
좋은자세, 시선처리, 브레이킹 기술, 균형 유지(몸이 중심을 바이크와 일치하도록) 기타 등등 기본기가 쌓이면 숙련도는 반드시 올라간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
- 소중한 내 삶을 대하는 태도
-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
- 맺고 끊음을 정확하게
- 올바는 태도와 가치관을 유지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지나도 늦지 않는다.
고통스러웠던 문제들은 스스로 충분히 위로했고,
결코 그러한 문제들이
내 인생을 조금도 흔들지 못했다고
모두 흘려보냈다고
10년 뒤에 꼭 증명해 보인다고
그때는 내가 지금 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
당신들을 아울러 주고,
기다려도 주고,
포용할 줄 아는 넉넉한 사람이 되겠다고
따뜻한 커피를 손에 쥐고 당신들의 '무복'을 기다렸다고...
안라 하세요.
'안'전한 '라'이딩을 하라는 우리들의 인사이다.
귀가 후 동료에게 즉시 '무복' 메시지를 보낸다.
'무'사히 '복'귀 했다는 뜻이다.
사고는 긴장이 풀렸을 때 흔하게 일어난다.
바이커들은 집까지 무사히 도착했을 때 비로소 투어의 끝을 알리는 '무복'을 선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