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오토바이 사고는 필연(必然)이고
2020년 8월 yamaha mt-09 후미추돌 사고로 폐차!
다루기 힘들었지만 mt09와 진심으로 즐거웠어 :)
지금은 더 좋은 바이크가 생겼지요
20년 10월 찾아온 아들
널 만나 날개를 달았다고 생각했어
교통사고 후유증이 뒤늦게 오기 전까지 말이지..ㅎ
내 마음을 다스리고 또 다스려도 일격에 부서진다.
병원 가는 길에 B 차량이 내 차량에 신호를 막고 세 차례에 걸쳐 보복 운전을 했다. 깜빡이 켜고 충분한 거리 확보 후 정상진입 했는데 뭐가 문제인가? 나는 격분했고, 이성을 잃은 채 차를 도로변에 주차한 후 B 차주를 쫓아갔다.
되려 상대는 내가 본인을 상대로 보복 운전을 했다고 정신 나간 소리를 하며 반말로 삿대질 시전했다.
너 여기 어린이 보호구역이라 사방에 cctv 있고 내 차도 후방블박이 있는데 먼 개소리야? 경찰서 가자 너 미친년 본 적 없지? 오늘 여기서 실컷 보아라.
작정하고 10배쯤 돌려주니 주변에 구경꾼들이 몰려들었다. B 차주는 내게 수차례 사과했다. 짜식이 나한테 없는 체면이 있었나 보네?
젊은 시절 아빠는 늘 상대방 탓을 했다.
내가 중학생이던 시절 아빠가 어떤 차량과 시비가 붙어 상대차량 회사까지 쫓아가 사과를 받아낸 적이 있는데 엄마는 아빠의 그런 집요함을 싫어했다.
역시 아무리 마음을 다스려도 내가 가장 약한 틈에 그런 추악함이 내가 가장 바닥에 있는 지금 수면으로 떠올랐구나. 나는 B 차주 놈의 인성을 탓하며 주차한 곳에 씩씩거리며 돌아갔다.
헌데, 내 차량 앞에 왠 모르는 할머니가 서계신다.
"급하게 막 가면서 금세 온다기에 내가 잠깐 여기 서있었어"
"여기 주차단속반이 수시로 돌아다녀.."
"혹시 딱지 끊길까 봐... 기다렸어"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나도 B 차주 놈이랑 똑같은 놈이면서 누굴 탓하나...?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눈물이 막 쏟아진다.
죄송해요 할머니... 막 울면서 사과드렸다. 아이고... 왜 그래? 어디가 아픈 거야? 할머니께서 묻는데 고맙습니다, 죄송해요 엉엉 울면서 그 말만 반복하고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내 성장기 시절 부모로 부모로부터 받지 못한 '정서적 편안함'으로 인해 내가 살면서 얼마나 한이 맺혔던가?
엄빠에게 전화를 했다.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이제부터 사고 후유증 치료도 받고 정신과 진료도 확실하게 받을 것이니 나를 도우십시오.
엄빠께서 두말없이 친정으로 내려오라고 한다. 내가 지금의 나를 어찌할 수 없듯이 엄빠도 그때 어찌할 수 없었던 걸까? 어렴풋이 두 분의 아픔이 느껴진다. 엄빠는 양가 부모님의 사랑을 나 보더 더 받지 못했다.
내가 행복이를 만나 날개를 달았다고 느꼈던 순간 왜 사고와 우울증이 날 찾아왔을까? 아팠다, 고통스러웠고 무기력 해졌다. 분노가 치밀었으며 과도한 죄책감으로 이어졌다.
내가 나랑 싸우고 있다. 그래도 지원군인 엄빠가 내편(?)을 들며 내 전쟁터에서 누구보다 더 치열하게 싸워주신다. 아들 재우고 나오면 엄마가 5첩 반상을 차려 놓으시고 아빠는 병원에 태워다 주시고 손주 기저귀 치우고 빨래하느라 일부자가 되었다.
덕분에 난 예전의 소소했지만 종종 즐거웠던 일상을 되찾기 위해 매일 일어서고 무너지고를 반복 중이다.
아들 재울 때 기도(?) 같은 마음으로 인사를 해주는데 뭐든지 다 할 수 있어, 괜찮아, 모든 사람들이 널 축복해 줄 거야, 너도 사랑받고 사랑을 나눌 수 있어, 넘어져도 다시 또 일어날 수 있어 이런 내용이다.
정작 나는 그런 삶을 살지 못하고 있어 부끄럽고 고통스러운데 말이다.
내가 제대로(?) 잘(?) 꺾어야 되기 때문에 우울증이 왔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나는 선택할 수 있다. 이 시기를 어떻게 마주할지.
일상이 힘들다. 내 감정이 느껴지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존중해 주자. 우울증도 생명(?)인데 같이 살아야죠...
* 저의 오토바이 타는 일상을 공유하는 이유는 누군가 저처럼 어려운 분이 계시다면 같이 힘내자고 쫙팔림을 무릅쓰고 올립니다. 나는 너보다 더 아프다? 그런 거 없다고 생각합니다. 똑같이 아픈 마음입니다. 흔한 힘내란 말이 제 일상과 누군가의 일상에 위로가 되길 기도하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