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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로라 Nov 02. 2022

돈은 벌고 싶지만, 그런 식으로 벌고 싶진 않아.

찾았다. 나랑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

최근 일본 구매대행, 구대 대량,반수동 등록, 중국 구매 대행, 리셀, 건기식 등의 강의를 온, 오프라인으로 들으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수많은 정보들을 공유받으며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몇백짜리의 강의를 들으러 오는 사람 중엔 정말 온라인 판매에 대해 무지한 상태에서 유튜브나 카페글 정도만 보고, 있는 돈 없는 돈 투자해서 오는 사람이 있는 반면, 다른 강의를 한두 번 이상 들었는데도 또 오는 사람이 있었다. (나도 후자에 포함)


후자에 포함된 사람 중에 다른 강의를 들었는데도 매출이 나지 않거나 일정 수준의 매출을 냈는데 더 이상 매출이 오르지 않고 뭔가 다른 방법이 없는지 알고 싶어 온 사람 이렇게 두 부류 정도가 있었는데 나는 이쪽도 저쪽도 낄 수 없는 이상한 이유로 강의를 듣고 있었다.


나는 내 사업체를 운영한 것은 아니지만 이미 20여 년 사회생활 속에서 직원들을 고용하고 회사를 꾸려가는 오너의 입장을 80% 정도 이해하고 있다. 어떤 말인고 하면 사업을 확장해 자금을 끌어들이고 상품 재고를 쌓아놓고 직원을 뽑고 사무실을 넓히고 제품을 만들고..... 이런 수많은 것들을 계속 반복하고 거기에서 대다수의 사업자들이 최소 7~8년 길게 본 건 15~20년 정도 사업체를 운영했을 하며 방황하고 있는 것을 직접 보고 몸으로 부딪혔다는 말이다.


그들을 100% 알고 있다고 말하지 못하는 것은 개인마다 생각이 다르고 그들의 재무상태에 대한 내용을 모르기 때문인데 사업으로 인한 상품대, 고정비용, 기타 비용과 그 환경을 이끌고 유지해 가야 하는 책임감에 대해서는 직접 경험해 보지 못했기에 함부로 말할 수 없을 듯하다. (나이가 들수록 솔직히 사업체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돈은 벌고 싶은데 나는 그렇게 돈을 벌고 싶지 않다는 것.


누가 보면 코웃음을 칠 이야기이다.


"넌 간절함이 없어."

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많은 강의들을 들으며 뭔가 논리 정연하게 말할 순 없지만 내 안에서 자꾸만 내가 원하는 건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샘솟는 걸 어찌할 수가 없었다.


작년 겨울? 올봄? 구매대행에 대한 몇백만 원짜리 강의를 신청할까 말까 고민하던 중 상대적으로 되게 저렴한 스마트 스토어 강의를 들으러 갔을 때 만난 강사분의 이야기가 계속 내 마음속에 맴돈다.


그분은 기업체를 다니다 정년퇴직을 하시고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온라인 셀링을 시작하셨다고 했다. 그때 당시 사업년차가 4~5년이라고 했던 듯한데 그분이 강의 중에 한 한마디가 내 가슴속에 깊이 박혀버렸다.


"전 직원이 없어요. 사업운영 초반에 직원을 고용했는데, 어느 날 보니 제가 직원 눈치를 봐야 하더라고요. 제가 안 나가면 직원 관리가 안되기도 하고, 늦게 가거나 하루 안 나가면 또 눈치 보이고...... 그래서 지금은 직원 없이 혼자 일하고 있어요. 혼자 할 수 있을 정도만 매출을 내고 있습니다. "


내 사업인 것 마냥 남의 사업장에서 열심히 일하며 20대 중반부터 온라인팀에서 일할 직원들 면접, 채용을 내가 해왔다. 그리고 그 긴 세월 다양한 업체에서 일하며 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떠나보내면서 저 이야기에 정말 깊이 공감을 해버렸다.


"직원 눈치"


왜 사장이 직접 일하지 않는지, 사장이면서 왜 열심히 일하지 않는지, 나는 이렇게 열심히 네 사업을 위해 일해주고 있는데 사장이란 사람은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며 실제 오너에게 정말 눈치 주는 친구도 있었고, 사업이 잘되든지 말든지 그냥 관계없이 내가 딱 맡은 일만 자신만의 속도로 일을 하는 친구도 있었다. 또 정말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근무시간에 다른 사업을 신경 쓰는 사람도 봐왔다. 그 외에도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겪어봤고, 나 또한 직원으로 일하면서 생각했던 다양한 것들을 미루어보아 내가 사업을 운영한다면 저런 사업 스타일은 나하고 맞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은연중에 박혀있던 "직원 없는 1인 셀러"


그래서 지식창업으로 돈을 버는 여러 가지 방법들에 빠져있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식창업으로 돈을 번다는 게 어디 그렇게 쉬운 건가?  많은 걸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무엇을 팔아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애드센스니 쿠팡 파트너스니 전자책 판매니 한 가지에 집중하기엔 갈아 넣어야 하는 노력과 시간이 너무 길었다.


그리고 그렇게 나는 다시 물건을 팔아서 다른 방법보다는 조금 더 빠르게 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온라인 셀링 강의에만 돈 천만 원은 투자한 것 같다. 요즘 뜨는 강의엔 젊은 사업가들도 꽤 있었는데 그들은 어린 만큼 패기도 좋았고  머리도 좋고 스킬도 좋았다. 그들이 한결같이 이렇게 얘기했다.


"이렇게 혼자서 매출을 내다가 결국은 알바를 고용하셔야 해요~. 그럼 저는 시간이 생기고 매출을 더 늘릴 수 있어요."


좋다. 내가 열심히 일하다 아르바이트생을 뽑아서 재택으로 일을 시킨다. 그들이 내 일을 해주겠지. 열심히 해주지 않는 사람을 만나면 다른 직원을 뽑는다. 그렇게 하다 매출이 오르고 단순 반복 작업이 더 많아지면 또 다른 알바를 고용한다. 하지만 계속 상품을 소싱하고 사람관리를 해줘야 하고 그러면서 내 시간도 순익도 점점 적어질 것이 뻔하며 또 그 반복되는 일안에 갇혀버릴것이 확실했다.


나이가 40~50대 강사분들은 이미 사업가였다. 사업체를 운영하고 싶은 욕망이 있고 또 그만큼의 실력이 있는 사업가. 그들은 사업체라는 건 결국 직원을 고용해서 키워야 하는 거라고 했다. 이런 방법은 이미 20여 년의 시간 동안 수도 없이 봐왔다.


나는 사업가가 목표가 아니다.


내가 원하는 건 그저 내 아이가, 우리 가족이 부족함 없이 무언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력과 시간. 그리고 가능하다면....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내 노하우나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통해 내 재능을 나눌 수 있는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시간과 환경.



주위에 몇 안 남은 지인들이 나를 보며

"넌 책을 많이 읽잖아."

"넌 매번 무언가를 배우고, 도전하고 있네."


라고 얘기해 주는데 요 몇 주 동안은 이렇게 끊임없이 많은 것을 배우고 도전해보고 했는데도 나는 왜 달려가지를 못하고 제자리에 있나 싶어 기분이 처졌다.


강의비 도서비로 일이천은 족히 쓴 것 같은데, 한 땀 한 땀 등록한 제품들이 소소하게 한 개, 두 개 주문이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역시... 내가 허황된 생각을 했던 걸까? 그냥 하나하나 상품등록 열심히 하면 언젠가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건가?' '누구는 매출이 없는데도 주말 아르바이트해서 알바를 고용하고 매출을 올렸다는데 나도 그렇게 해야 하나?'라고 흔들리고 있을 즈음 올해 초 가입했던 카페에서 예전에 인터뷰하는 걸 한번 눈여겨봐 놨었던 A님의 강의 컨설팅 영상을 보게 됐다.


그는 1년도 안된 사이에 그 카페에서 자신의 강의를 하고 있었고, 자신의 강의가 다른 강의와 정말 많이 다를 거라 얘기했다. 그리고 사업을 하기 위한 스킬도 스킬이지만 마인드셋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할 거라고 하면서 우리가 구매대행을 잘하려고 여기 모인 게 아니라 사실은 돈을 벌고 싶어서 모인 게 아닌가. 돈을 엄청 많이 벌고 싶어서가 아니라 결국 행복해지고 싶어서가 아니냐고 물었다. 내 수중에 돈 천만 원만 있어도 행복할 수 있는 거 아니냐며 말이다. 그러면서 하루에 일정 시간은 자기 계발을 위한 독서를 해야 한다며 책 한 권을 추천해 줬는데, 이미 내 책장에 꽂혀있는 책이었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또 있었구나.'


인생은 참으로 신기하다.

무언가 깨우침을 갈구하다 포기하고 지칠 때쯤 또 새로운 것을 만나고 그 안에서 또 다른 배움을 얻는다.


역시 덕질은.... 끊기 어려운 것.

당분간 조용할 것 같던 내 덕질이 다시 또 시작될 것 같다.

아... 강의 빨리 들어보고 싶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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