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번갈아 살피며, 내 그릇 비워지는줄 모르고 이게 도랐나. 몇번을 더 담아 먹고는..
불러오는 배에 슬슬 불쾌지수가 높아져서 흠칫 놀란다. 배를 불릴 것이면 이왕이면 불족이나 뭐 매운떡볶이, 이런거나주문해먹을걸.. ㅠㅅㅜ 기분에 보탬도 안될 칼국수라니... 심지어 과식이라부르기도 어렵게 폭식을 했으니.뭐.
어쩌겠나.
바디코디 어플에 오늘만 벌써 3가지 기록이 남아버렸다.
어플은 오로지 예약된 수업을 놓치지 말라는데도 불구하고.
저녁7시,예약도안 된 수업을 하기위해 한 번 더
달린다."매니저님, 저 지금 가도 되죠?" 이미 가면서 묻는 건 겉치레 정도란걸상대도 이제 안다.
수업 임박한 시간엔 잔여석은 알수있어도 어플예약이 불가능
무슨 일있으면 아빠한테 전화하지 말고~ 알지?
50분 자유시간을 주고 소화시키러 간걸 알면
이여자가 센터에 꿀단지를 숨겨두고 왔나 궁시렁댈 그런 사람이니까. 아이들에게 "마이리틀포니 놀이"를 미소로 제안해두고 잰걸음에 이어 전속력으로 달린다.
뭐.. 애들 식후에 자기들끼리 놀게 한다고 큰일?
안난다. 좀 부족한 엄마처럼 보인데도 그 또한 남들 몫이니까. 운동과 너그러움은 매번 맞닿아 있기에 이런 순간 크게 망설임이란 없다.하는 편이 아이들에게도 내게도 좋다는 건 이제 모두가 안다.
필라테스까지.
오늘만 세 번의 운동을 했다.
유일하게 유지 및 참여를거르지 않는 단톡방에서는 글쓰기와 독서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간다. 이또한 내겐 잔잔한 자극이 되고 에너지임에 분명하다.
1시10분, 지금이시각. 깨어 앉아 가만 생각한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저렇게 서로의격려로 "쓰는 일"을 거르지 않고, "출간"을 기대하는데...
잘하지는 않지만 운동에 진심인 나는 과연무얼하면 좋을까?나도 달리 목표랄게 있어야 하나 싶어 곰곰히머리도 갸우뚱 해 보았다.
늘 그렇듯 계획도없이 그저 문.득.문.득 산다.
내가 어째서 이렇게 운동을 하는지 물어봐주는 이가 있다면 그땐..거기에 대한 답을 글로 적어보고싶다. 어디까지나 몸을 단련하는 일은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한 일인데.신기하게도 이것이 우리 가족에게, 내 학급 아이들에게 따뜻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건 내가 지닌 메타인지 덕에 알아차렸다. 공부엔 발휘안되어도 가끔 이렇게 삶에 적용해 내고야 마는 나의 두뇌♡
내 정신과 몸이 그저 나가떨어져 있던 시절을 다시 거슬러 올라갈 이유가 더이상 없어진 것이다.
이거 말고 또 무슨 이유가.. 어떤 의미가 필요할까?
내게 운동은 생존이다.
그냥 생존이라하면 많이 부족할 만큼 나는 그덕에죽지않고 살아있다. 주로 그냥말고 절절히 감사하다. 죽어보려 하지 않은 삶이 아니었는데.. 중딩시절 죽으려던 나를 살려놓은 그녀와 크게 다름이 없는 게 내겐 운동이라 고맙지않을 이유란 없다.
단단한 운동철학이 이제야 정립되었다면, 내곁의
사랑하는 사람들도 조금이나마 나아진 몸으로 살아가게끔,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게 나의 그 다음 목표다.
잔소리가 되지않도록 내 몸을 한 번 더 움직이며 기다려본다. 그들이 하지 않으면 까짓거 서로 좋은일 한다치고, 내가 한 번 더 하자. 상대의 마음이 동하도록 증명해 보이고도 싶다. 뭐 아님말고.
난 포기도 빠르니까! 라고 위안하려던 찰나.
몇 주 전은 A가 필라테스, B는 요가를, C는 틈틈히 걷기를, 오늘은 헬스장등록을 마쳤다는D의 카톡에감격에젖고 기어이눈물샘이 자극됐다면 거짓말일까?
이 새벽 나는 그녀에게 가져다 줄 레깅스와 운동복을 잔뜩 챙겼다. 건강하게 살고자 한다면 그게 누구라도 기쁜게 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