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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osi Apr 07. 2024

OO, 잃을 수 없다면 짧아지기라도

158cm 단신, 인생에 한 번쯤 더 짧아지고 싶다

친구가 [봄맞이 대청소]를 한다기에.

나도 뭐라도 해서 봄에 대한 예의를 갖춰 보고자 [봄맞이 쇼핑]을 했다.

검정 스타킹과 이별할 계절이라면 바지를 사자!


여름 내 뜨거운 볕을 가려 줄 커튼만큼이나

제 몫을 톡톡히 해  바지! 그래, 투자할 만하다.

덥수룩한 다리털을 가뿐히 커버해 줄 바지라면, 까짓 거 충동구매래도 제법 떳떳할 자신 있고.



누가 정한 기준인지 알 수 없으나.

대개의 인터넷 쇼핑몰의 '사이즈 레퍼런스'저따위다. 158 미만이라고 하면 어디 덧나나..

"이하"에 딱 걸린 나로서는 그들의 "숏 추천"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158, 혈. 혈. 단신 (피눈물 나는 숏다리! 정도로 재해석해도 부족할 것 없는 렝쓰)


출처. 큐O라는 여성쇼핑몰이지만, 타사이트라고 '기본추천'범주에 들어본 적 없으니, 망할 만국공통이랄까

옵션 [기장 : ]에 체크. 어디 그뿐인가? '하이웨스트'라야 결제를 완료하고야 마는 내가 

최근...

돌연 짧아지고자 한다.




짧아본 적 없다.

잃어본 적도 없다. 뭐?

입 맛... 말이다. ㅠ

나를 아는 이들이 혀를 내두르고 급기야 활명수를  손에 쥐어주고야 말도록. 먹성에 있어선 한결같은 장신인 셈.


여럿 한 상에 둘러앉은 때일수록 어느 때보다

 못지않게 고개가 열일한다. 종종 남편 차의 대시보드 위 종일 끄덕대는 새끼개(개새끼?.. 아.. 하... 강아지) 인형이나,  우리 동네 사케집 마네키네코 정도로 빙의된다. 냅다 끄덕!


자칫 방심해 동석자들의 대화에 말려들(참여보단 말린다는 표현이 맞지 싶은데.. 얘들아, 미안ㅋ) 게 되면 위장에게 미안해진다.  

내용물이라 봐야 고작 3-40%, 나머지 60은 실속 없이 질소충전만 해 놓은 편의점 봉지과자 마냥, 나으 위장..  초라하다. 허기지다.


평소라면 대화를 주도하고, 이 놈의 말수란 줄여 보래야 그럴 수 없는 수다종인데.. 본연의 모습이란

1인 1잔 음료정도 할당받은 자리에서나 그렇다.


의 그것에 수저를 담그기 민망한 한 그릇 음식 식사가 아니고서야.. 매번 쫓기듯 몰입하는 나란 여자, 흐트러짐이란 없는 만점 집중력.


대화 주제가 무엇인지 대략 스캐닝,

Q&A의 타이밍 따위 가볍게 무시하고 그저 고개만 끄덕여 재끼며 적절히 상대에 대한 예를 다한다. 웬만한 절친들이라면 이젠 그러려니~

먹을 때만큼은 윤미를 제쳐둔다. 감동배려, 땡큐!


예는 예고, 식욕은 식욕이니까.



왜들  안 먹어~?


잡숴봐 들~~"


이따위 말도

여력이 없어서인지, 한결같은 전략인지.

속말로 가뿐히 생략해 낸다.

나란 인간이 그렇다. ㅡㅅㅡ;



3주를 오래도록 아팠다.

양약. 한약. 민간요법..

약으로 배를 불려도 되겠다 싶게 갖은 수를 써 봐도 차도란  묘연하다. 통증에 내가 놀라며 혼이 쏙 빠지도록  앓았다.


이대로 운동도 못하고 송장 되어 쎄이굿바이? 힝.. 슬펐다.


다시 찾은 센터.  

오랜만에 고른 숨을 쉬는 듯해..

낯설고 애절하기까지.

거울에 비치는 초라한 몰골에..

많이 굶었나;;  강사님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만...  열흘 사이 부지런히 늘어난 체지방량에 발그레 볼터치, 놀란 두 눈? 외면할 수밖에.



아플 때라도 한 번쯤은 잃어도 되지 않나. 그 식욕.


이럴 때라도 좀..  한 번쯤  짧아지고 싶다. 나도ㅠ

그 식탐 말이다.


*운동은 즐겨도 식단을 병행하는 건 감히 꿈에서도 질색 팔색한 내가 ... 짧아지는 날이 오기나할까.

광복을 맞는 기분이리라..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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