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의 탄생을 기다리며.
2월 3일.
여느 때와 같은 일상이었다. 바깥은 아직 춥지만 아이들이 집에만 있기 힘들어해서 공원으로 산책을 나왔다. 바람은 차지만 맑은 날이어서 겨울 볕이 따사로웠던 날이었다.
2월 6일.
툭하면 다투는 사이. 그런데 형인 첫째가 먼저 울음을 터뜨릴 때가 많았다. 마음이 여렸다.
둘째가 사과의 의미로 뽀뽀하니, 첫째는 금방 웃음을 지으며 동생을 안아줬다.
2월 23일.
사진 속 첫째가 들고 있는 노란색 종이는, 폴라 익스프레스에 타기 위한 티켓이다. 진짜 존재하는 티켓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애니메이션 영화 속에 나온 티켓의 이미지 파일을 찾아내어 프린트했다. 폴라 익스프레스는 영화에서 나오는 기차의 이름으로, 멋지게 생긴 증기 기관차이다. 둘째가 기차를 무척 좋아해서 열 번도 넘게 반복해서 보았던 애니메이션이다.
영화의 내용은 크리스마스 밤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신비한 경험에 대한 이야기이고, 같은 이름의 동화책이 원작이다. 마치 그림이 살짝씩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신비로운 그림체가 인상적인 책이다. 영화는 원작에 이야기를 좀 더 덧대어 만들어졌다.
그러고 보면 크리스마스와 증기 기관차, 둘 다 당시 아이들에겐 가슴이 두근거리는 단어들이었다. 크리스마스에 나타나는 산타클로스와 크리스마스 요정들도 그렇고, 이제는 거의 운행하지 않는 증기 기관차도 그렇고, 실제 세상에서는 마법과 같은 대상들이었으니까. 아이들이 좋아했던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이제는 10대가 되어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다. 증기 기관차는 더 이상 달리지 않고, 크리스마스는 진작에 거짓말인 것으로 판명난 지금. 마법보다는 인터넷 밈에 솔깃하며 살아가는 아이들은 이제 무엇을 믿으며 살아가고 있을까?
3월 2일.
점심 메뉴는 볶음밥. 아이들은 볶음밥을 좋아했다. 그래서 자주 해줬다.
밥 한 술 먹고, 한 번 웃고. 웃다가 소화 다 되던 때.
3월 13일.
햇빛이 봄볕 같다. 아이들의 표정이 한결 편안해 보인다.
이때엔 항상 첫째와 둘째, 둘이 함께 했었는데 중학생이 된 지금은 같이 어울리는 걸 보기가 어렵다. 초등학생 때도 저학년 때까지만 같이 어울렸지, 고학년 되고부터는 각자의 친구와 시간을 보낼 때가 많았다. 조금 크고 보니 둘이 성향이 많이 달라서 친구 사귀는 스타일도 달랐다. 첫째는 운동을 좋아해서 친구들과도 주로 운동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편이고, 둘째는 단짝 친구와 둘이서 나들이를 다녀온다거나, 기발한 장난을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어릴 땐 항상 인생에서 가장 오래된 친구처럼 붙어 다녔는데, 이제는 그 시절은 까맣게 잊어버리고서 각자의 방에서 각자의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걸 볼 때면 이상하게 허전한 마음이 들곤 한다.
3월 28일.
셋째를 임신하고 만삭이었을 때 내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