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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맑 Apr 21. 2023

잘하는 건 없지만 자라고 있습니다.

#2. 자폐아이 적성찾기 프로젝트 _수영(1)

"이런 아이들이 하나는 잘한다고 했어"


많은 영화나 드라마 속에 비춰진

다소 천재적 면모를 보여주는 자폐아이들 덕에

저런 조언 아닌 조언을 많이 듣게 된다.


비록 그 속에 묘사된 자폐 아이의 모습은

비교적 사실적인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렇게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된다는 건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는 걸,

혹은 부모의 뼈를 갈아 만든 결과라는 걸

보통 사람들은 알 리가 없으니 섭섭해 할 필요까진 없다. (고 생각하며 버틴다)


우리 아들을 바라보고 있자면,

그저 남들처럼 말하고 행동하길 바라는 것 조차도

사치로 느껴질 때가 많은데


그렇다고 평생을 저렇게 뒤쳐진 느낌으로

지내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우리 아들 적성 찾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우리 아이도 받아주시나요?"


적성을 찾는 다는 것이 별거겠는가.


평소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눈치채고,

좀 더 체계적으로 가르쳐 줄 학원을 정하고,

한 번 다녀보고, 아이의 반응을 살핀 후,

Go할 지 Stop할 지 결정하면 되는 것인데..


자폐아이는 첫 단추부터 어렵다.

도대체 뭘 좋아하는 지 확신할 수가 없다.


감정없는 얼굴과 행동 속에서 아들의 집중도와 관심을 캐치해야 하는데..

그나마 기복없이 늘 웃으며 하는 건 물놀이었다.


수영을 배우면 되겠다 생각했다.

그럼 이제 수영 배울 곳을 찾는 가장 어려운 숙제를 해결할 차례이다.

많고 많은 어린이 전용 수영장 중에 우리 아들을 받아줄 곳을 찾는 것이다.

용기내어 집 근처 수영장에 전화를 돌리면서,

상대방은 궁금해 하지 않을 우리 아들의 정보를 이야기 했다.

(말 안해주면 쫓겨날 까봐)


"아이가 착한데, 말을 잘 못하는데, 그래도 말귀는 알아들으니,

많이 안 가르쳐 주셔도 되니깐.. 한 번만.. 가르쳐주시면 안될까요?"


운 좋게 한 곳이 얻어 걸렸다!!

아무도 없는 점심시간에 1:1 과외를 해보자고 했다.

돈을 더 내야 하는 건데도, 나는 기회를 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이렇게까지 고마울.. 일이다.)



"이제 단체반 해도 되겠어요."


1:1 수업은 3개월 정도 진행되었다. 정말 다행히 좋은 선생님을 만났다.

우리 아들을 남들과 똑같이 편견없이 대해주는 분이었다.

그 덕분에 우리 아들은 선생님께 반해 있었다.

(수영하는 내내 연신 웃음을 멈추지 않는다.)


3개월 후, 선생님께서 이제 아들이 수영장에 익숙해지고,

본인 이야기도 잘 들어주니, 1:4 단체 수업으로 전환해보자고 하셨다.

우와. 일반 아이들과 같이 수영을 배울 수 있다니

우리 아들이 조금 더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괜시리 설레고 기쁘고, 이게 뭐라고 눈물도 났더랬다.


단체반 수업 첫날,

아들은 준비체조 맨 앞 줄에 서서 하라는 체조는 안하고

흥분의 발점프만 동동거리다 수업에 들어갔다.


다른 아이들을 밀치지는 않을까, 소리지르지는 않을까

유리벽 너머의 아들을 보면서 불안초조의 1시간이 지났다.


오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조금 느릴 지언정 첨벙첨벙 다른 친구들 뒤를 쫓아

열심히 발차기 하며 즐거워하는 아들..  



우리 아들은 그렇게 수영 단체반 입성에 성공했다.



수영 GO! 하기로 결정!!!



수영을 열심히 배우는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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