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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나루 Sep 06. 2024

[Epilogue] 모두 당신으로 인해

나를 망친 것도,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울 것도 모두 남편이다

사실 두렵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 이겠죠.


제 나이 53살,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 쉬운 나이는 아니니까요. 게다가 핑계를 하나 더 덧붙이자면 저는 좀 많이 아프잖아요.

하지만 아픈  그대로 가지고 있다 해도 우선 제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졌고,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도저히 나아지지 않을 것만 같던 저의 정신적인 문제들 (우울증, 불안증, 공황장애) 조금씩 정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라는 데에서 희망을 걸어보려 합니다.


주저 않아 눈 감아 버린 채 현실을 외면하며 제게 닥친 불행을 대했던 지난 10년이 버려지고 망가진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다가 10년은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정신 바짝 차리고 제게 닥칠 어떤 운명보다 한 발 먼저 움직여 저의 생을 헤쳐 나가야 하겠죠. 그리고 제대로 된 미래를 설계하려 합니다. 두렵고 걱정되는 한편, 어떤 변화가 제게 있을지 궁금하고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처음 이 브런치 북을 려고 마음먹었을 때, 모든 글쓰고 마무리할 즈음엔 별거든, 이혼이든 결정 지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마무리하는 지금 마음에 결심을 세웠습니다. 이혼을 하기로 말이에요. 딸과도 그렇게 의논했고요.

겨울 끝무렵 새로운 봄을 맞으며 과 제가 새로 살 집을 얻기 전에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남편과 조용히 모든 일을 마무리 지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우리 가족 모두에게 큰 상처 남겠지만 그 상처가 얼른 상흔으로 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상흔마저 사라지는 날이 속히 오길 바랍니다.


저를 망친 것도 남편이지만 가족과 저 자신을 위해 저를 다시 서게 할 주체도 남편이 될 것입니다. 30년 동안 남편이 제대로 해내지 못한 가장이 해야 할 바를 진심을 다해 해내려 합니다. 본다고 알리 없는 남편이지만 자신이 홀로 쓸쓸히 늙어가야 하는 이유에 대한 대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걸 깨닫지 못해도 그만이고요. 


저는 그저 열심히 살아낼 겁니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 겁니다.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저 자신을 제일 먼저,아주 많이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항상 저의 부족한 글을 읽어 주시고 응원해 주시며  함께 해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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