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간 연재를 이어가며 맞닥뜨린 공허함과 허무함 그리고 의미와 가치
노마드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매주 토요일 연재한 지, 6개월 정도 지난 시점이다. 총 24화의 연재글을 작성하면서 꾸준히 읽어주시는 독자들과 좋아요를 눌러주신 분들의 힘으로 계속 연재해 왔다. 사실 토요일에 마감시간을 쫓기며 연재한다는 게 쉽지는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매주 연재하면서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삶에 대해서 조금 더 정교하게 사고하고, 다음 방향성을 생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다시금 꾸준히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함을 전한다.
그런데 솔직하게 요즘은 글을 잘 쓰여지지 않는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다. 앞으로 나아가고자 할 때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방법론은 세울 수 있으나, 노마드로 살아가는 삶에 대한 뱡향성에 대해서 잃어버린 느낌을 받는다. 삶에서 꽤 오랜 숙제였던 “생존”을 해결할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설계도를 만들고, 어느 정도 달성한 요즘. 공허함과 허무함이 찾아왔다. 그 마음에 대해 솔직하고 글로 공유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찾아보고자 한다.
요즘 사실 공허함과 허무함이 찾아왔다. 나의 삶의 화두는 ‘생존’이었다.
‘스스로 오롯이 이 세상에서 생존해 낼 수 있을까?’
위의 질문이 나의 삶을 꾸준히 지배하고, 옥죄었던 것이었다. 성장하기 위해서 노력해 왔고, 나의 가치를 증명하려고 방법을 찾았고, 그 삶에서 결과물을 경제적 가치로 전환시키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해왔다. 그것이 운 좋게 결과물로 이어져서 지금 노마드 라이프스타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생존’이라는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한 지금, 뭔지 모를 공허함과 허무함이 찾아왔다. 이것 때문에 이렇게나 힘들게 달려왔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400m 트랙을 벗어나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그 의미와 가치를 잃어버린 느낌이다.
‘무엇을 위해 여기까지 달려왔을까?’
이런 질문들이 나를 감싸고 있다. 어쩌면 배부른 소리일지 모른다. 생존이 어려웠던 시절에는 이런 질문조차 할 수 없이 노력했어야 하니까. 그렇지만 원하는 결과를 낸 지금, 목숨을 걸고 지키고 싶었던 소중한 것이 나에게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을 지키지 못하면서 인간의 힘으로 지킬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 과정을 거치며 견디고 버티며 포기하지 않으니, 결과물이 이어졌다. 사실 이 결과물 마저 내가 스스로 내지 못하였다면, 아마도 나는 ‘생존’ 이 어려웠을지 모르겠다. 주어진 삶에서 남겨진 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을 뿐이니 말이다.
‘내가 소중히 여기던 것이 없어진 지금, 나는 무엇을 위해서 다시금 달려야 할까?’
이어진 질문을 생각하며, ‘스스로 해결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꽤 오랫동안 이 질문에 빠져 있을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고, 삶에서 가장 힘들 때 나를 코칭해 주신 멘토코치님께 코칭을 요청했다. 그렇게 실마리를 찾아보려 시도하였다.
먼저, 내가 여태까지 썼던 브런치 연재글을 살펴보기로 하였다. 노마드 라이프스타일을 구축하려는 생각과 행동 그리고 결과물들을 계속 남기려 하였으니, 거기에서 무언가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렇게 24화를 모두 읽어보았다. 여기서 몇 가지 스스로 만들어낸 것들이 정리되었다.
노마드 2.0을 시작할 때, 불안함이 많았다. 그런데 그때 가장 잘한 일은
‘6개월 동안 실험해 보고 안되면 돌아가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해 본 것이다. 시한부(?) 노마드 2.0이었다. 만약 실패하면 자연스레 400m 트랙으로 돌아가는 플랜 B가 있었다. 스스로 제한된 시간을 두고 시작한 것이 중요했다. 그 시간 안에 무언가 스스로 방법을 찾으려고 했고, 그 과정에서 큰 실패와 가능성을 동시에 얻었었다. 이 과정을 다시금 찬찬히 읽어보며, 스스로 느낀 지점이 있었다.
‘나에게 다시금 시한부(?)로 설정할 목표는 무엇일까?’
라는 질문이다. 무제한적으로 기회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나에게 남겨진 시간을 최소한으로 설정하고 해 보는 것이다. 지금 잘 떠오르진 않지만, 이 질문으로 다시금 목표를 설정할 필요를 느꼈다.
노마드 2.0을 설계하는데 가장 핵심적이었던 질문은
‘일의 기능 3가지, 경제적 자립, 재화와 서비스 생산, 의미와 기여로 나누어서 각각의 기능을 충족할 수 있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까?’
였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일로 3가지 일의 기능을 다 충족하기 어렵다는 경험을 10여 년을 하였고, 그것을 각각 쪼개어 충족할 방법과 도구를 찾은 것이 시작점이었다. 그러다가 경제적 자립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투자라는 도구를 선택하였고, 굉장히 큰 실패와 우여곡절을 거쳤지만 포기하지 않고 버텨 결과물을 내어 지금의 결과물을 낼 수 있었다. ‘생존’과 연결되는 일의 기능 중 경제적 자립을 분리하고, 그걸 해결할 도구로 ‘투자’를 선택하고 그것이 스스로 정의한 ‘시간 선택의 자유’도 함께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였고, 그 과정을 통해 지속적인 결과물을 낼 수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나머지 일의 기능을 충족할 수 있는 도구를 찾고, 그 결과물을 내는 데 걸리는 시간을 확보하였다. 이와 더불어 공간, 업 선택의 자유를 추구하며 개념들을 정교하게 생각하고, 급하지 않게 생각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지금의 토대를 만들기까지 과정에서 의미는 관점의 전환과 선택한 도구로 결과를 낼 때까지 포기하지 않은 ‘집요함’ 일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버티며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은 어디서 왔을까? 내가 지닌 집요함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서도 스스로 던져볼 질문이다. 나의 집요함이 어디서 왔는지, 무엇이 그 집요함을 만들어 내는지 생각해 볼 만한 것 같다. 그 힘의 원천을 안다면, 무언가 다시금 할 힘을 얻지 않을까.
내 삶을 나보다 더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바로 나의 20년 지기 친구다. 가장 어려울 때의 서로를 보았었고, 그 과정을 버티는데 큰 힘이 되었던 녀석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따금씩 스스로 무언가 깊은 질문에 빠질 때 전화 통화를 하곤 한다. 나에게 있는 그대로 뼈 때리는(?) 말을 할 수 있고, 그 이야기를 내가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친구이기 때문이다.
‘나는 사실 너가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공허함이 올 것 같아서 걱정하고 있었어.’
그 친구는 이미 내가 느낄 공허함에 대해서 예견하고 있었다고 하였다. 내가 겪은 많은 일 곁에서 지켜봤고, 그 과정에서 내가 느끼는 것들을 가감 없이 이야기하였으니, 그 친구는 짐작할 수 있었나 보다.
‘예전엔 성취하려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작은 실패들이 쌓여서 성취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게 된 것 같아. 이젠 너가 생각하는 것들을 성취하는데 한계가 많이 없어졌다는 생각이 들어.‘
’굉장히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을 겪으면서 강하게 트레이닝된 것 같아. 그 과정에서 날카로움이 둥글둥글해지고, 이전보다 어떤 일을 겪을 때 단단해져서 평안한 삶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
’너가 성취한 부분과 단단함으로 과거에 못했던 것들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고 생각해. 스스로 한계 짓지 말고, 너가 추구하던 것을 다시금 추구해 봐. 이제 거의 모든 게 갖춰졌잖아.’
노마드로 살아가는 삶을 구축한 것에서 이렇게 3가지로 이야기 주었다. 성취의 한계를 넘어선, 단단함을 가진, 무언가 추구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그런 것이 나에게 결과물로 이어졌다는 걸 알려주었다. 그런데 스스로 그 추구하고자 했던 것들을 제한하고 있다는 느낌을 전달해 주었다. 오히려 이전보다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는데, 스스로 그것들을 하는 걸 제한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 주었다.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미련하게 부딪치던 그 시절 나를 떠올리게 해 주며 말이다.
‘내가 무모하게 추구하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앞뒤 재지 않고 부딪치던 그때는 나는 무엇을 추구했을까?’
이런 질문으로 이어졌다.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무엇을 위해 부딪쳤는지 무엇을 추구했는지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의 이러한 공허함과 허무함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솔직하게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누군가 400m 트랙을 벗어난 삶을 추구하고 싶을 때, 일종의 레퍼런스가 되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연재를 그만할까 생각을 했지만, 그저 내가 지금 느끼는 솔직한 모습이 노마드로 살아가는 것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인간적인 냄새와 진정성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해보려고 한다. 이상적인 모습만이 아닌 인간적으로 느끼는 어려움과 새로운 차원의 고민들을 꺼내놓고 함께 공유해 보려 한다. 이러한 마음이 남아있는 한 꾸준히 연재를 이어나가려 한다. 어쩌면 이러한 나의 인간적인 한계를 기록하여 공유하는 것이 의미와 가치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