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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VIN Jan 18. 2024

내 그림체 만들기

mavin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생존하는 방법

기존에 있는 그림들을 쭉 나열하다 보니 이제 얼추 한 사람의 그림같이 보였다. 근데 매력적인 느낌은 사실 없다. 이게 언제 절실하게 느껴지냐면 메일로 문의 메일이 왔을 때 클라이언트분들이 내가 너무 낮은 금액을 부르면 낮게 불러서 이 사람이 이 프로젝트를 해낼 수 있을까? 에 대한 걱정 때문인지 의뢰를 안 맡기시고 그보다 높게 부르면 그림에서 매력을 못 느껴서 그럴만한 가치가 없다고 느끼는지 진행이 안 됐다. (실제로 클라이언트 분들한테 금액적인 부분의 의견을 많이 들었다.) 그럼 더 확고한 내 그림체에 내가 받고 싶은 테이블이 있어야겠다. 생각했다.


유테 타입

이전에 계속 스톡사진이나 그림을 보면서 연습을 했다. 이게 왜 중요한지 지금 풀어보면 특정 포즈나 메타포가 명확하다. 애매한 포즈는 확실히 사람들에게 설득력이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스톡사이트 이미지를 돈을 주고 구매를 한다는 게 내 생각이었다. 그럼 그 포즈들은 어디에 어떻게 쓰일까를 고민했다. 지금처럼 신년이 되면 쓰일 이미지도 주기적으로 스톡이미지 사이트에선 광고로 상단에 띄우는데 나는 그걸 보고 언제쯤 어떤 주제로 나오는구나를 알 수 있었다. 시사적인 부분, 사회이슈 등 다양한 것들이 있는데 추상적인 단어여도 정확한 포즈나 메타포로 정의를 내렸기 때문에 사람들에겐 전달하기에 명확했다.

주제는 얼추 알았다. 어떤 주제에 어떤 포즈나 메타포가 쓰임이 있는지 알았으니 그 위에 덮을 스타일이 필요하다. 고 판단했다. 그림의 스타일은 사실 너무 많은데 지금처럼 주제가 명확한 걸 보여주려면 포즈뿐만 아니라 그림스타일에서도 잘 드러나야 한다. 크게는 그림에 유테와 무테 혹은 중간인 반무테가 있다. 지금 위에 같은 유테는 확실히 가독성이 좋다. 하지만 연출력이 떨어질 수 있다. 왜냐면 배경까지 그려 내야 하는 상황이면 유테일 때 전경과 배경이 구분이 안되어 붙어 버리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걸 해소하기 위해서 여러 일러스트레이터 분들은 많은 고민을 하면서 그린다. 예를 들면 테두리의 색을 예시사진처럼 검은색이 아닌 컬러로 정리한다든지 배경은 테두리를 안 넣는다든지 등등 각자의 기법으로 정의 내리고 있다. 스톡이미지에 납품이 되는 일러스트는 보자마자 '아 이건 이렇게 써야겠다'라고 나올 수 있게 정리했다.


무테 타입

원래 그림을 무테로 그린다. 좀 과하게 인물화를 그릴 땐 아예 선을 안 쓰고 뭉개면서 그리는데 입시 때 버릇이다. 선을 아예 안 쓴다. (선을 뭉개서 선의 느낌이 안들게 한다고 하는게 맞겠다.)그리고 빛으로 그리는데 이게 나는 재밌어서 빛에 대한 효과나 연출 방법을 고민 많이 한다. 영화에서 쓰이는 빛에 대한 설정 레이아웃 등등 그 부분은 어느 정도 훈련이 된 상태였다. 문제는 내가 그린게 시장성 있게 팔리긴 할까? 였다. 초반에 말한 내가 그리고 싶은 걸 그린다고 팔릴 거라는 걸 배제해야 하는 글들이 당시 내 그림을 얘기한 거다.

그래서 그림에 대해 시장성 테스트를 상당히 많이 하면서 만들어낸 그림체는 위에 그림과 같다. (이건 기존 스톡 이미지 형태에 무테로만 표현을 바꿔서 포트폴리오 사이트에 업로드해보면서 테스트를 병행했다.) 배경에 대한 설정이 꼭 필요하고 그에 맞는 인물의 빛도 중요하다 지금은 소재가 하나이지만 만약 이게 공간으로 들어갔을 때 어떻게 빛을 넣어서 테두리 없이도 피사체를 띄우고 잘 보이게끔 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둔다. 사실 옆에 유테 그림이 있다면 직관성은 떨어지는 편이지만 전체 그림을 놓고 보면 무드는 무테일 때 가장 좋아서 나는 무테의 작업에서 그림 그리는 재미를 느낀다.

하지만 완성도는 높아도 밀도를 극으로 끌어올리면 시간 내에 그리기가 상당히 힘들기 때문에 외주를 진행할때 이 부분의 밸런스 맞추는 게 상당히 어렵다. 이건 꾸준하게 그리는 것 밖에 없는듯하고 요즘엔 당시 클라이언트 분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내 그림에 대해서 문제 됐던 부분들을 스타일 보강하고 있다.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내 그림에 대한 기준은 명확해야 하지만 내 그림이 시장에 나갔을 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는 커뮤니케이션을 꾸준히 해야 알 수 있다. 클라이언트분들이 '그림이 좋네요'해서 막상 킥오프 들어가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다 보면 분명 엉키는 부분이 꼭 있다. 이건 클라이언트분들의 문제보다 내 그림을 내가 모르고 있을 때 더 많이 온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내 그림을 더 좋게 만들려는 피드백이 있다면 그걸 가지고 평소에 연습을 좀 해봐야 더 좋은 일러스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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