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왕님이 COVID19 위기를 잘 극복하자는 의미의 대국민 메시지 같은 걸 발표하신 적이 있는데 하필이면 상상력 자극하는 그린 컬러 의상을 입으시는 패착을 두셨다. 가뜩이나 격리생활로 지친 금손들을 자극한 것이다. 여왕님이 노리신 게 메시지가 아니라 본인 이미지를 밈으로 소비하게 만드는 게 아니었을까 싶다.
영국에서 공부할 때 학교에 여왕님이 방문하신 적이 있다. 여왕 재임 60주년을 기념하는 Diamond Jubilee 행사 때문이었는데 캠퍼스에 헬기가 뜨고 아무튼 요란했다. 공짜로 뭘 나눠주는 문화가 없는 나라인데 그날 가장 작은 사이즈의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이 방문객들에게 무상으로 제공되었고 여왕님이 쏘시는 거라고 해서 나도 여러 개 먹은 기억이 난다.
나는, 21세기인데 우리 사회에 왕이나 여왕, 종교 같은 게 필요한가 하는 사람인데, 그 옛날,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시작해 아직도 여왕 일을 하고 계시는 엘리자베스 여왕님을 요즘 뉴스 같은 데서 만나면 괜히 반갑고 친근함이 느껴지고 그렇다.
그분의 대국민 메시지 중 We'll meet again이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상당히 뭉클했다. 여왕님한테 다시 만날 것이라는 의미가 어떤 것이었을까 궁금하기도 했고 내게도, 우린 반드시 일상을 회복할 것이고 꼭 다시 만날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We'll meet again, don’t know where, don't know when, But I know we'll meet again. Some sunny day.
(From We’ll Meet Again Song by Vera Lynn)
참고: https://youtu.be/6oDDVI9WkF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