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이야기-입원했다가 입양 갈 뻔하다 1

할아버지와 동반 입원을 하게 되는데

by 막뚱이

조손가정이라서 특별히 겪었던 경험은 이렇다 할 정도로 많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그 경험 중, 정말 이건 다른 웬만한 가정에선 못 겪었을 거야 싶은 경험, 사실 들어보면 별 거 아니어서 김샐 수 있는 이야기를 지금 해보려고 한다. 조손가정의 우여곡절, 지금 불러봅니다.




때는 내가 초등학교 1, 2학년생이었을 무렵, 나와 할아버지는 동시에 같은 병동에 입원한 적이 있다. 할아버지는 몇 차례 수술을 받으신 후 잔병치레가 많으셨다고 하는데, 그런 할아버지는 종종 입원하시곤 했다. 어느 날은 나도 정확히 기억 안 나는 어떤 이유로, 할아버지와 동반 입원(?)하게 되었다. 원래 나는 여자 병실을 써야 했으나 병원 측의 배려와 어린 나이를 감안해 남자 병실 중 할아버지의 옆자리를 쓸 수 있었다. 6인실이었던 걸로 기억하는 그 병실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갔고, 그중에 대각선 침대를 차지하고 있는 원숭이 오빠랑 친해지게 되었다.


원숭이 오빠는 원숭이를 닮았다고, 초등학생 특유의 감성으로 언니와 내가 지은 오빠의 별명이었는데, 성격도 좋고, 지금 생각해보면 고등학생 치고 어른스러웠던 오빠는 우리의 장난을 잘 받아쳐주며 잘 놀아주었다.

종종 원숭이 오빠 친구들이 놀러 왔는데, 그때 오빠와 친구들은 맛있는 사제 음식을 먹곤 했다. 그때 피자모자 브랜드를 처음 알게 되었고, 당시 피자를 먹어본 적 없던 나는 스파게티도 물론 먹어본 적이 없어서 오빠의 권유에도 끝끝내 먹지 않았다. ‘이거 정말 맛있는 거야, 한 입만 먹어봐’라고 여러 번 원숭이 오빠가 권했지만, 극구 사양했다 (나중에 급식실에서 스파게티를 먹게 된 후, 그 순간을 얼마나 후회했던지..)



아무튼 그렇게 할아버지와 나는 병실에, 할머니와 언니는 왔다 갔다 하면서 병실에서 시간이 흐르고, 이윽고 원숭이 오빠가 먼저 퇴원을 하게 되었다. 원숭이 오빠네 부모님도 친절하신 분들이었고, 할아버지 할머니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셨다. 아이들은 은근히 귀가 밝고 눈치가 빠르다. 못 들은 척 못 알아들은 척할 뿐. 눈치 빠른 어린이였던 나는 갑자기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하게 되었다.



자세히 들어보니, 원숭이 오빠가 외동이고, 집에 딸이 없고 해서 나를 데려다가 딸로 키우고 싶다는 것!




그때 내 심장박동이 내 귀속까지 울릴 만큼 엄청나게 쿵쾅 뛰었던 걸로 기억한다. 행여나 형편이 어려운 우리 할아버지랑 할머니가 그렇게 하라고 할까 봐, 언니랑 자주 싸워서 분리(?)의 목적으로 나를 보낼까 봐 등 그 짧은 순간 동안 많은 생각과 가능성이 스쳐 지나갔다. 몇 시간 같은 순간이었다.



- 결론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겠지만 2편에서 이어집니다.



에필로그:

오랜만에 돌아와서 송구합니다. 개인적인 변명을 먼저 하자면, 평소의 저답지 않게(?) 한 달 내내 일정이 가득했고,

막상 약간의 공상으로 일을 벌여 놓고 보니, 뒤늦게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신경이 쓰이고, 고민이 되었습니다. 어느 정도 고민이 정리가 되어 글을 올립니다. 그 고민 중 하나는 글의 목적입니다. ‘지금 단계에선 글을 쓰며 제 유년기와 현재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싶고, 더 나아가 서로 다른 형태의 삶일지라도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자는 것’으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대체 나는 왜 글을 쓰고 싶을까? 왜 나는 다른 사람들의 글을 보는 걸까?를 떠올려봤을 때 생각나는 두 가지 이유입니다. 보러 와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과거의 이야기이자 현재의 이야기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도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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