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선물

스물한 번째 월요일밤

by 오소영

설연휴가 시작되었다. 친척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혼자 보내게 될 설이 걱정이 되셨나 보다. 그런데 의외로 아주 괜찮다. 명절이 아니면 거의 혼자 있는 상태가 디폴트니까. 아직은 하루에도 몇 번씩 울음을 터뜨리지만 그래도 괜찮은 편이다.


명절엔 엄마가 계신 곳으로 내려가 며칠을 함께 보내고 올라오곤 했다. 엄마는 내가 가난한 것을 너무 잘 알아 어떤 선물도 못 사 오게 하셨다. 그래서 그냥 시장에 들러 과일을 사서 들어가는 게 제일 마음이 편했다. 엄마에게 사다 드린 마지막 과일이 너무 형편없이 맛없던 거라 너무 후회가 되곤 한다. 시장 과일가게에서 체리를 사며 사장님께 맛있냐고 물었을 때 뭔가 찜찜한 느낌의 맛있다는 대답을 들었는데, 그때 구입을 멈추거나 아니면 주변의 큰 마트에 들러 다시 샀어야 했을까. 체리는 니 맛도 내 맛도 아닌(엄마가 잘 쓰던 표현) 그냥 채소인가 싶은 맛이었고, 그 맛없는 과일을 먹으면서 어색하게 웃던 엄마가 지금도 기억 속에 남아있다. 매우 속상했다. 정말 속상했어.


처음부터 아예 선물을 안 사간 건 아니라 스카프라던가 견과류라던가 여러 시도를 했었다. 그 훨씬 전에는 내가 직접 만든 악세서리를 선물하기도 했었지. 서툴지만 직접 만든 거니까 엄마가 조금은 좋아해 주지 않을까 기대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엄마는 마음을 숨길 줄 아는 사람이 아니었고, 내가 만든 악세서리를 한 번도 지니고 다니지 않았다.

엄마에게 선물해 드렸던 내가 만든 악세서리들

물론 그 악세서리가 좀 못생겼다는 건 안다. 나도 아니까 더 속상했던 걸까. 음악 하는 걸 끝까지 마뜩잖아했던 엄마가 내가 만든 다른 무언가라도 마음에 들어 해줬으면 했었는데 너무 큰 욕심이었던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엄마에게는 다른 누군가에게 바라는 것보다 더 큰 걸 바라왔던 것 같아. 그건 내 욕심이 맞지.


이제 언니와 조카, 애인, 친구 몇 명이 내 주변에 남아있다. 그들에게는 너무 많은 걸 바라지 말아야지. 그들이 뭘 좋아하는지 더 많이 알려고 노력해야지. 그렇게 해도 그들이 떠나면 또 후회할 테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보자. 이별을 생각하면 눈물부터 나지만 우리는 모두 언젠가 헤어질 테니까.


https://www.youtube.com/watch?v=HzUa98kfRVU&ab_channel=DevlinM%2C

지금은 헤어져도 - 해바라기(2기 이정선 이광조 김영미 한영애)


우리가 지금은 헤어져도

하나도 아프지 않아요

그저 뒷모습이 보였을 뿐

우린 다시 만날 테니까


아무런 약속은 없어도

서로가 기다려지겠지요

행여 소식이 들려올까

마음이 묶이겠지요


어쩌면 영원히 못 만날까

한 번쯤 절망도 하겠지만

화초를 키우듯 설레며

그날을 기다리겠죠


우리가 지금은 헤어져도

모든 것 그대로 간직해 둬요

다시 우리가 만나는 날엔

헤어지지 않을 테니까


어쩌면 영원히 못 만날까

한 번쯤 절망도 하겠지만

화초를 키우듯 설레이며

그날을 기다리겠죠


우리가 지금은 헤어져도

모든 것 그대로 간직해 둬요

다시 우리가 만나는 날엔

헤어지지 않을 테니까

다시 우리가 만나는 날엔

헤어지지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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