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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트리 Jun 19. 2024

귀신들의 땅(천쓰홍, 김태성역)

2024-7  아름동 북클럽

[개요]

 타이완출신, 영화배우이자 유명작가인  천쓰홍의 자전적 소설. 80년대 대만에서 개발붐이 있었던 그의 고향 마을인 용징을 귀신들의 땅이라 지칭함. 천씨 집안 아버지(아산), 엄마(아찬), 5명의 딸들(천수메이, 천수리, 천수칭, 천쑤제, 천차오메이)과 2명의 아들(천텐이, 천텐홍), 왕씨 라오왕의 두 아들(사오왕, 정쯔총), 마을사람들(뱀 잡는 사나이, 새오촨, 잉르서점주인, 스트립소걸)의 이야기이다. 당시 국제정세, 대만의 경제, 사회, 문화상황을 가늠할 수 있다. 북클럽 회원들 다수는 책을 놓기 어려울 정도로 재미있다는 평이다. 


[소감]

막내아들 텐훙(성소수자/동성애자)이 살인죄로 교도소 복역을 마친 후 중원절*에 그의 고향 용징으로 돌아오는 것부터 시작한다. 제목부터 음울했는데 초반부는 내내 가라앉은 분위기이다. 10년 전 타이베이 한국학교 출장을 다녀온 적이 있다. 깨끗한 거리, 질서 있는 시민들, 도심지에서 의 도교사찰, 일본식 음식문화를 느꼈었다. 23년 만에 미국방문을 했을 때 차창너머로 보이는 건물들, 도로들, 가정집에서의 큰 변화를 느끼지 못했던 것과는 다르게 우리처럼 대만도 획기적인 변화를 보여주었던 것 같다. 

    

* 중원절이 대만에서는 귀신들에게 제사를 지내주는 날이라고 한다. 반면 내가 어렸을 적 이날을 백중이라 했으며 상주했던 일꾼을 대접하는 날로 기억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겪은 것들과 비슷한 경우가 많다. 60-70년대 경험한 귀신이야기도 비슷하다. 일본에 반감은 있어도 일본제품을 신뢰하는 것도 비슷하다. 70-80년대에 우리나라 부의 상징이기도 했던 일제 코끼리밥솥을 이제는 거론조차 하지 않는다. 우리보다 몇 년 앞서 들어온 맥도널드 분점, 당시 인기를 누렸던 영화관, 손 편지, 제한된 해외여행 분위기, 24시 편의점, 비디오테이프에 얽힌 이야기도 유사하다. 그리고 자주 등장하는 왕 씨의 비스킷이야기는 60-70년대 먹었던 해태 사탕(드롭프스), 비스킷(에이스), 아이스크림(부라보콘)을 생각나게 했다. 이밖에도 우리와 비슷한 경우는 아들을 낳으려는 필사적인 태도, 셋째 딸에 대한 근거 없는 긍정인식, 농촌지역까지 침투된 도시화 등이다.


우리보다 빠른 변화를 보여주는 분야중 하나는 동성혼에 관한 것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대다수 국가는 아직 동성혼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 이 책에서 80년대 당시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이 큰 것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대만은 2019년 아시아에서 최초로 동성혼을 허용한 나라이다. 

 

[책 읽기 후 내가 달라진 점]

교육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등 대만에 관한 관심의 폭이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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