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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을 떠나야 이야기가 시작된다

담원의 엽서 Vol.2 postcard065

그 집을 떠나야 이야기가 시작된다.

브레멘의 거리악대.


각자의 집에서 쓸모가 없어진

네 마리의 가축들.

당나귀의 가출을 시작으로

브레멘에 가서 거리악사 되자는

공동의 꿈으로 의기투합하며

집을 떠난다.

장물로 가득한 도둑의 집을 차지한 네 마리의 가축들은

브레멘으로 가던 여정을 멈추고

풍요로움에 만족하는 삶을 살기로 한다는 이야기.


이 동화는 때때로

내가 꾸는 꿈이 진짜냐고

짓궂은 질문을 던진다.

진짜로 원하는 것이 꿈 자체인거야?

풍요와 안정이 보장되어도

그 꿈을 계속 꾸고 싶어?


이 질문에 말리면

쓰잘데기 없는 고민에 빠진다.

내가 내 꿈에 진심인가?

한마디로 마구니가 낀거다.

그걸 왜 고민한단 말인가.


일단 떠나야 이야기가 시작된다.

떠나지 않았다면 그들에게는

아무런 선택지가 없이

각자 주인에게 처리되는 엔딩 뿐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떠나기도 하지만

떠나기 위해서 꿈을 꾸기도 한다.

어떻게든 길을 나서야 선택지가 다양해진다.


거리악대가 되든,

편안히 잘 먹고 잘 살든

선택할 수 있을 때 더 행복한 쪽을 결정하면 되는 거다.


지금 꾸는 꿈이 영원하지 않을까봐 고민하느라 길을 떠나지 못하거나 나아가지 못하는 건 아둔한 일이다.

일단 그 집을 떠나야 이야기가 시작된다.


나는 오늘도 브레멘으로 향한다.

거리악대를 계속 할지 말지는

도둑의 집을 차지하고 나서

그때 고민해도 된다. ㅋㅋ


담원글 그림 글씨


#갖고싶다도둑의집

#도둑의집을차지하고작업하면최곤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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