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고 난 뒤에 흙탕물이 고여 있는 웅덩이를 본 적 있어,
너는 가만히 나에게 물었다.
응, 본 적 있는 것 같은데,
나는 불확실하게 대답했다.
거기에 뭐가 있었어, 네가 다시 물었다.
아마도 물에 젖은 낙엽, 흙, 매연 섞인 물,
나는 다시 한번 불확실하게 대답했다.
고개를 끄덕이지도 갸웃거리지도 않은 애매한 동작을 한 후에 너는 말했다.
얼마 전에 호되게 비가 오고 그친 뒤에 웅덩이를 봤어, 깨끗했어, 거기에 비친 하늘이, 더러운 웅덩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않았어,
거기서 하늘을 본 너를 나는 사랑한다, 질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