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중에 알코올 냄새와 민트 향이 부유했다.
그것이 죽음의 냄새였으리라.
나는 죽음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좁은 구멍을 통해 나온 알코올 냄새와 알싸한 민트 향, 계속해서 머리를 빗어대던 그 손길.
사람이 저편으로 건너갈 때 큰 숨을 한번 들이키고 간다고 한다. 허어-하는,
큰 숨. 삶과 죽음이 갈리는 그 한 번의, 숨.
산 자의 세계와 죽은 자의 세계를 가르는 것은 알코올 냄새, 민트 향, 그리고 큰 숨 한 번인 것이다.
나는 죽음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할아버지 몸이 차가워, 근데 할아버지 왜 가만히 있어?
내 손을 잡고 입관에 다녀온 동생은 나에게 물었다.
온기와 숨, 그것이 산 자와 죽은 자를 결정했다.
죽음을 모를 동생에게 나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흔히 해주는 죽음에 대한 상용 어구를 말하고 싶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좀 오래 주무시는 거야’ ‘잠깐 다른 곳에 가신 거야’
할아버지 몸 안에 더 이상 피가 없기 때문이야, 종이에 베여도 할아버지는 더 이상 피가 나지 않아
내가 답했다.
장례식장으로 돌아온 후 동생은 계속 내 손을 붙들고 있었다.
얼마 전 두꺼운 종이에 손을 베여 희미하게 피가 배어 나온 반창고를 하고 있던 동생은 내 말에 충격을 받은 듯했다.
동생은 죽음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죽음이 돌아다니던 장례식장에서 동생과 나는 손을 붙잡은 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