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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승창 Oct 25. 2022

도시재생, 다른 발전전략에 대한 관심

도시는 우리 '삶'의 공간

서울  경의선 숲길의 카페. 폐부지였던 경의선길은 도심의 공원이 되었다. 연남동까지 이어진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도시재생은 큰 화두가 되었다. 선거 결과  전임 박원순 시장의 도시재생전략과 반대로 재개발과 재건축이라는 10년전 주장을 정치적 소신으로 가진 오세훈시장이 다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그리곤 2022년의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도 기존의 입장을 뒤집고, 여야 가릴 것 없이 재개발과 재건축에 대한 규제완화, 주택의 대규모공급을 위한 용적률 상향 등이 중심공약이 되었다. 서울은 다시 개발과 성장이라는 발전전략을 택하게 되었고, 전국의 많은 도시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 서울의 발전전략이기도 했던 도시재생은 확실히 기존의 도시의 발전전략과는 다른 지향을 가진 전략이다.


우리가 아끼고 보존해야 할 것은 수백년 된 국보들만이 아니다. 모든 걸 휘발시켜버릴 듯 초고속으로 달리는 롤러코스터에서 잠시라도내려 쉴 수 있는 장소를 남겨둬야 한다. - - - 시간의 리듬과 기억이 묻어 있는 사색의 장소, 만남의 장소가 필요하다. 시민들이 사대문 안산책을 즐기는 이유가 여기 있고, 서울 청년들의 로망이 그런 곳에 카페를 내는 것인 이유도 거기 있다.



  전임 시장의 소회는 확실히 다른 지향을 가졌고, 이는 문재인 정부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쳤다. 문재인 정부는 서울시의 정책을 참고로 하여 도시재생을 주요한 국정과제로 삼았다. 문재인정부의 도시재생은 국토교통부가 2017년 9월에 발표한 ‘도시재생 뉴딜, 공적임대 공급, 스타트업 육성 중점’에 관한 정부의 발표 자료에 그 방향이 잘 나와있다.

  그 내용은 지금까지 아파트 개발 과정에서 주로 사용되었던 “대규모 철거 및 정비 방식이 아니라 ‘소규모 생활밀착형 사업’을 중심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지역주민이 주도하여 사업을 이끌어 나감으로써 지역 여건에 맞는 맞춤형 도시재생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전개과정은 박근혜정부의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역주민의 선택과 결정이라는 과정은 레토릭에 그쳤고, 수십조에 이르는 돈이 성격과 규모만 달리 한 채 기존의 개발이나 도시정비와 다르지 않은 사업에 배분되었다. 물론 그럼에도 그 가운데,  더 나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들이 과거에 비해 많은 진전을 이룬 것도 사실이다. 윤석렬정부가 들어서서 사라지고 있지만 도시재생센터를 중심으로 주민들의 요구를 듣고 함께 만들어 가기 위한 많은 노력이 있었다. 덕분에 전국의 여러 도시에서 다른 시도와 기획들이 있었다. 윤석렬 정부에서는 지역소멸 문제에 대한 대응을 포함해 부분적으로 로컬크리에이티브 사업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쯤은 기존의 이런 시도의 성취와 한계를 돌아보고 추스려야 할 때다.


도시재생이 중요해진 이유는 무엇보다 도시가 이제는 우리 삶의 주요공간이기 때문이다. 유엔의 전망에 의하면 2050년이면 세계인구의 80%가 도시에 살게 된다. 이렇게 도시가 사람들의 삶의 주요공간이 되면서 대개 도시가 더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기존 도시의 확장과 재구성이 더 중요한 문제로 부각된다. 동시에 지방도시와 농촌은 인구의 감소와 함께 점차 소멸해 가면서 지방도시와 농촌의 재구성도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기존의 지방도시와 농촌이 가지고 있는 공간구성과 계획으로는 빈집이 늘어나고 도시가 축소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결국 정부는 쇠락한 도시를 살리는 방법의 하나로 도시재생에 주목하게 되었다.

  그러나 도시재생이 이루어지는 과정과 방법, 그걸 만들어 가는 주체까지 실제 도시재생의 과정은 다양하다. 미국 라스베가스의 다운타운프로젝트처럼 자포스라는 기업에 의해 상업적으로 시작해서 이루어지는 곳도 있고, 영국의 람베스지구처럼 행정이 협동조합구로 자신을 선언하고 의제의 설정과 집행을 시민사회의 자원이 참여하도록 해서 민간에게 권한을 주어 이루는 곳도 있고, 베를린의 여러 지역처럼 빈공간에 대한 점거운동으로 이루어지는 곳도 있다. 이렇게 각기 처한 조건과 상태에 따라 다양한 시도와 경험들이 있다.

  그러나 방법이 어떻든 중요한 것은 도시를 다시 만들어 가는 전략은 결국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전략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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