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창우 Mar 21. 2023

수상한 책방 59.

저렴한 인생

 과학기술에 진보적 측면은 긍정보다 부정적인 면이 더 많은 세상에 살고 있나 보다. 빠르게 흐르는 시대 변화를 따라가기도 이미 벅차다. 필요에 따라 조절하는 소셜미디어 이용은 이제는 오로지 개인에게 처한 문제 같다.


 사회에서 조절은 가능하지 않았다. 이익사회는 그것만을 추구하면서 눈에 거슬리게 살을 찌운다. 수입이 적으면 그것대로 맞춰 살아보려 했던 내가 몽상가처럼 생각된다. 여기에서 살아가려면 문명이 주는 이기를 누리지 않고서는 가능하지 않다.


 그 첫 번째가 냉난방기이고 두 번째가 교통 문제 해결로 필요한 소형자동차다. 생태 마을이라는 슬로건이 무색하다. 슬로 라이프로 현대에서 살아갈 수 있는 일에 자주 갈등 중이다. 이동 시간이 줄어들지 않고는 하루라는 의미는 도시와 차이가 너무 난다.


 어리석지만 동심을 발휘해서 한가위 보름달에 소원을 빌어볼 참이다. 결국 엄마에게 달린 문제 해결이지만, 좋은 대안은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언니가 있으니 더 순조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만 있다.


 저렴하게 살아날 방법이 없다. 치를 만큼 치러야 먹고살 수 있다는 것이고 그게 자본주의에 맞는 선택이라니. 지나온 두 계절을 생각해 보니 저렴하게 살기는 했다. 서울에서 늘 있어야 했던 것들이 없어도 상관없었다.


 정작 서울에 편리하고 빠른 교통수단이 지옥철이어도 대단한 도구였다. 빠르게 흐르는 하루 시작으로 서울은 달려간다. 지역에서 불편해도 굳이 자동차는 없어도 될 것 같았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


 농가에 자동차는 필수품처럼 마당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니까. 일을 하려고 한다면 결국 교통 문제가 큰 일이다. 가까이 갈 수 있는 곳을 가려고 해도 버스는 30분에 1번 오는 실정이다.


 두 개 읍인 이곳에서 다른 읍으로 가려면 버스로는 2시간 일하기 위해 5시간이 필요하다. 역시 도시인으로 태어나 자라온 내 머리로는 억울함으로 차라리 안 벌고 안 쓰자가 된다. 고질병.


 한 곳에서 1주일에 2시간을 일하고 자동차 운영비도 가능하지 않다. 더 많이 일해야 한다는 것이고 결국 자동차 덕분에 빠르고 편리하지만 바쁘게 일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내야 한다.


 드디어 내 머리가 숫자를 적어가며 따지고 든다. 어떤 선택을 해야 잘한 것일지 어지럽다. 현실 적응력에 벌써부터 현기증이 나고 있다. 버티다 보면 이어지겠지 하는 내 고집 같기만 하다.


 가족 도움 없이 생존하기가 이런 건가. 낙천성만큼은 대단하다고 생각한 이재인은 실종 중이다. 실존을 위한 선택에서 그것을 지켜내기 위해 버려야 할 나를 이룬 생활 습관과 사고방식. 이 아이러니를 어떻게 해야 하나.






 

이전 18화 수상한 책방 58.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