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옆구리엔 아가미가 있다. 나는 파도와 함께 육지로 떠밀려온것일까 너무 멀리 나와버린 탓일까. 아니, 그러지 않기엔 이 바닷속은 지겨웠고 바깥세상이 궁금했던 탓이였다. 때마침 난기류의 폭풍이 불었고 그렇게 어울리지 않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폭풍에 휩쓸리며 사지가 찢어졌어도 나는 숨을 쉴 수가 없어도 참을수 없던 육지의 모습에 감탄했다. 나의 모습은 볼품이 없는 거지꼴임에 참으로 구걸하기 좋은 모습이였지만 딱 그정도로 볼품 없었기에 육지의 일각만 보아도 행복 하기에 적당했다. 한평생 바닷속에서만 살기엔 그곳은 너무 춥고 퍼렇지 아니한가. 나는 그런 흉측한 모습을 하고도 사랑을 해보기에 적당했다. 그간 바닷속은 너무 춥지 않았는가. 술을 아가리에 쏟아붇자 나의 아가미가 입을 닫고 코로 숨을 쉰다. 지금은 여러 사람들의 인파속으로 빨려들고싶다. 아니 사실 한명이면 충분하다. 바닷속은 퍼렇게 물든 멍투성이 아닌가. 그래서 화사한 육지가 너무 좋았다. 아가미가 자꾸만 벌어지려 하지만 가로수 그늘 아래 서있는것이 좋았다. 아름답지 아니한가 폭풍에 사지가 찢어지고 바다에서 기어코 성큼성큼 기어나와 축축함이 마르기도 전에 육지의 향기를 느낀것 말이다. 아름답지 아니한가. 아가미가 벌어지려 할때면 기어코 술을 아가리에 들이 부어야 아가미는 입을 닫는다. 그래야 들숨과 날숨의 호흡에 템포를 맞추기 적당해진다. .. 저기 헤엄치는 붕어는 나와 참으로 닮았네 하나를 알려주니 둘을 알기는 커녕 하나 마저도 까먹는 붕어대가리를 가지고 있으니.. 아차, 나는 출신이 깊고 깊은 바닷속 이였다는걸 잊고있었다. 아가미는 곧장 다시 열리려 한다. 코로 숨을 쉬는것도 그만, 지겨워지려 할 무렵이다. 아무렴 나는 돌아가려 한다. 아가미를 봉합하려 하면 찔러대는 바늘이 늘 아프다. 자연의 이치대로 흘러가게 하자 가로수 그늘 아래로 다이빙 한다. 육지여행은 이정도면 적당했다. 사랑은 깊은 바닷속으로. 거기에는 사랑이 나를 안아주오 끝을 모를 깊은 바다여 거기서 내게 사랑을 담아 안아다오. 빛조차 삼키려는 바다여 내 어두운 모습 마저 애정을 담아다오. 퍼렇게 멍든 바다여 내 아픈 아가미에 숨을 불어다오 .. 육지와 거리를 두어야한다. 카페인을 아가리에 얼마나 쑤셔넣었는가 쏟아지는 졸음이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다. 카페인이 아가미로 쏟아지듯 빠져나오는것인가? 내 옆구리에 붙어있는 아가미가 벌어졌나보다. .. 이마의 핏대에서 심장 박동이 느껴진다. 감각이 칼날처럼 서있어 박동이 손끝까지 전해진다. 두통이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다. 카페인의 화학작용 때문인가. 심장이 터질듯 뛴다. 어쩌면 이마에 서있는 핏대가 먼저 터질지도 모른다. 이게 다 육지를 밟아보려 한 나의 패착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의 용량 문제가 아니다. 신경질적인 흥분을 억제 신경전달물질을 차단 가바에 작용하는 수용체가 나의 머리를 뚫고 나오려한다. 혈중 농도가 떨어진다. 벤조디아제핀 미다졸람 알프라졸람 로라제 디아제 클로나제 페티딘 프로포폴 케타민 모르핀 아아- 아프다- 졸리다- 피곤하다- 잠이온다- 기분이 좋다 웃음이 난다 그러다 운다 그러다 웃는다 그러다 슬프다 그러다 좋고서 그렇게 잠에든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