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견딜수가 없다. 내가 보고 느끼는 모든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내 눈을 파내고싶어서 숟가락을 들고서 한참을 망설이다 결심을 하고선 오른쪽 눈을 퍼내는 상상을 한다.
이런 행동이 나의 고통을 천천히 아주 느리게 몸안에 혈관이 흐르는 감각이 뚜렷해지고 느슨히 고통을 멈추게 도와준다.
그렇다 한들 내가 견뎌내야 하는 모든것들이 멈추질 않아 반복 반복 반복한다. 나는 내가 견뎌야 하는 이중성을 깨뜨려야 한다.
동전을 던지는데 숫자가 나오지 않으면 미칠것같은 강박증에 시달리면서도 좌우 대칭이 똑같은 데칼코마니를 보면 가슴 어딘가가 너무 찢어질듯 불편하여 한 쪽을 망가뜨리고 싶어진다.
모든것들이 잔인하고 천박하게 줄을 서 기다려 나를 더럽히려고 할 작정인것이다. 이건 거짓과 가까운 사실같은 거짓일지도 모른다. 어느 쪽으로 기울어질지 모르겠어서 나는 머리와 가슴을 부여잡고 미칠듯 신경질적으로 날카로운 감각이 반복 반복 반복 하여 잠에 들지를 못했다. 그래서 미칠 지경이다. 아니 이미 미친것이다. 어쩌면 더 할 수도 있을것같다 죽고싶거나 죽이고싶은 충동적인 충동이 가벼운 마음으로 든다. 나는 대상만 고르면 된다.
끝이 없다. 이 고통이 내 안에서 끝을 모르게 나의 결핍을 갈구한다 모든 치부를 들어내고도 더한것을 원한다. 자수할것이 없어도 자수를 권한다. 그러한 권유가 나의 결핍을 만들고 나를 구속시켜 그것을 나는 폭로한다 그럼 그것에대한 자수를 다시금 권한다.
이러한 고통이 무한히 반복되어 나는 나 자신을 잃었다 그것이 아니라면 내가 나 스스로를 버렸다 하는게 맞을것이다. 내가 혐오하는 데칼코마니 처럼 나의 이중성은 한쪽을 더럽히고 찢고싶은 마음이다. 이 기분은 누구도 탓 할 수 없지만 그래도말이다 그래도 정말 그렇더라도 말이다.
만약 이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게될까 나는 소리를 질렀다. 목청과 혈관이 터질때까지 통곡을 하였다. 동전의 한면, 데칼코마니의 한면과 끝없이 이어지며 되풀이 되는 운명의 나에게 넋을 위로할 진혼곡처럼 짖듯이 눈물을 흘리며 통곡을 하였다. 이 또한 지나가리, 지나간 그것 또 역시 지나가리 곧, 마지막 나의 차례가 되었다는거겠지 나는 차라리 이러한것을 원했다는듯 소파에 앉고 눈을 감으니 메아리 처럼 들리는 진혼곡과도 같은 전파 노이즈가 라디오를 통해 나오는것만 같아서 나는 충동적으로 라디오를 던져서 부숴버렸다.
사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다 이것을 원하면서 저것을 불평하고 그 작은 사소한 사실들을 모두 외면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것에 분노와 환멸을 느껴 모두 찢어 갈겨버리고싶다. 나는 칼을 품에 안고 거리를 배회한다 길에 고양이 한마리가 울고있었다. 시끄러운 소음이다. 이 세상에 불필요한 소음이다. 더럽게 천박한 수컷과 그것을 마다하지 않는 창녀같은 암컷이다. 거리를 더럽히는 쓰레기같은 생명체를 위해 나는 칼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거리에 사람들이 있다.
내가 해야 할 말을 해야겠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이런 나를 이해 해 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 고민 하는 사이 수십명의 사람들이 나를 지나쳤다. 내가 어떻게 되도 상관 않는 사람들한테서 내가 고양이를 해체하고 분해하는데에만 신경을 쓰겠다는 생각이 들자 내 자신이 초라해져서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서조차 나는 이방인에 가까웠다. 부숴진 라디오 깨진 손거울 오래된 화장품 쌓여있는 약통과 약봉투 기름묻은 화장대 물때낀 부엌 가득찬 쓰레기통 남겨진 술 닦지 않은 술잔 빨지않은 행주와 수건 나는 냉장고에 얼음을 꺼내 술잔에 얼음을 넣고 약통과 약 봉투에 남은 진통제와 수면제, 신경안정제를 모두 입안에 털어 넣었다. 그러고선 절반가량 남은 아란 셰리 캐스크의 향기를 천천히 맡으며 한잔 하길, 숱하게 진한 풍미가 코끝을 타고 뇌에 전달 되고서 온 몸에 흐르자 옛날 생각에 나는 또 끝내 눈물이 났다.
나는 술에 취한채 화장실로 들어갔다. 칫솔은 두개인데 쓰는건 하나이다 내가 사용하지도 않는 스킨로션도 있다. 바닥에는 짧은 머리카락과 긴 머리카락이 있다. 타올도 어느것은 대충 접혀있고 어느것은 반듯하다. 나는. 욕조에 물을 받는다. 거울을 보며 머리카락을 정리했다. 긴 머리를 뒤로 넘겨 묶었다. 긴 앞머리 때문에 앞을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몰라보게 달라진 내가 내가 아닌듯이 느껴졌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일까 볼이 빨갛고 안그래도 야윈 몸이 더욱이 야위어 보였다. 나는. 그러한 몰골로 사진을 찍었다. 플래시 라이트가 내 눈에 번개를 치듯 들어오고 그때 그 사진기의 소음을 즐길 수 없다. 나는 정신을 차렸다. 정신을 잃은것일지도 모른다. 가장 아름다웠어야 할 마지막 이야기들이 미래는, 잊을 수 없는 거대한 과거의 이야기들 뿐이였다. 나는 거울을 어루만졌다 나의 얼굴을 어루 만진다. 네가 나에게 선택을 주지 않았으니 우리 둘만 남은 것이다.
나는 오른쪽의 엄지 손가락을 왼쪽의 눈알에 찔러 넣었다. 그 고통이 느껴지지 않아서 나는 한쪽 눈을 잃었음을 실감하지 못했다. 다른 한쪽눈으로 나를 응시하며 피가 흐르는 눈을 어루만졌다 빨간색이 이렇게 잘 어울렸나 나는 나의 볼을 만져보았다. 느껴서는 안되는 쾌락을 느껴 천천히 고통이 멈추는것 같았다 만약 이 고통이 계속되었다면, 나는 버티지 못할것이라는 생각이였다. 나를 붙잡지마, 피부를 뼈에서 벗겨내거나 나를 여러갈래로 조각 내거나 나를 내버려 둬 .. 현실이 꿈보다 낫다고 말해줘 강렬한 빨강이 무지개보다 아름다운것처럼 내가 살아있는 순간은 늘 현실이였고 내가 죽고싶은 순간은 늘 꿈속에서 일어났어 너무나도 힘들게 깨달았어, 세상의 반이 거짓이라는것을. 모든 것이 보이는 것과 다르다는 것을 이제야, 천천히 고통이 멈추는것만 같아 내가 견뎌야 하는 모든 것으로 이루어진것만 같아 끝이 없이 혈관을 타고 퍼지던 이 고통이 몸 밖으로 분출되는 기분이야 나는 버티지 못할거야 나는 버티지 못했을거야 나는 살지 않을거야 나는 살지 못했을거야 나는 죽지 못할거야 나는 죽지 못했을거야 나는, 나는, 나는 너를, 너를, 너를 나를, 나를, 나를 내게, 내게, 내게 네게, 네게, 네게 잘가, 영원히 잘자, 영원히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