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임과 시작 그 사이에서
평범했던 일상에 큰 폭풍우가 몰아치고, 잔잔했던 바다에 집마저 집어삼킬 만큼 큰 파도가 들이닥친다면 삶은 어떻게 변할까요. 제 삶이 그랬습니다. 남들과 비교하면 한 없이 보잘것없고 소박한 일상이었을지 모르지만, 저는 제게 주어진 환경 안에서 매일 감사함을 찾으며 살고 있었어요.
하지만 여느 해보다 뜨거웠던 그 여름날, 제 소중한 일상이 송두리째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 이후의 삶은 막막함의 연속이었어요. 숨고 싶었고, 삶의 끝자락까지 서성이게 되는 제 자신이 무서웠고, 사람을 좋아하고 만남을 즐기던 제가, 사람을 믿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대로 무너질 수는 없었기에, 저와 비슷한 상황에 몰린 사람들이 있다면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그곳에서 나오세요.", "제발 멈추세요."라는 이야기를 전하고자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초기에 적었던 글들은 정제되지 않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고, 독기에 가득 찬 말들을 쏟아낼수록 오히려 제가 그 말들에 제 자신을 잃어버리는 모습을 보며,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 후 제 자신을 다시 세우고자 다른 블로그로 옮겨와 독서, 일상, 루틴등을 적어 내려가며 긍정적인 변화를 갖고자 노력했습니다.
글이라는 게 적다 보니 그렇더라고요. 이 모습도 내 모습이 맞지만, 결국 내가 원하는 글들, 지금 내가 적어야 하는 글들이 이게 맞나 하는 생각들이 들더라고요. 사실 가끔은 글을 적다 보면 무섭습니다. 두려울 때도 있어요. 내 실수로 시작된 문제는 맞지만, 타인이 내 이런 모습을 보면서 손가락질을 하게 될 경우 내가 그걸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솔직히 아직도 이 일을 제대로 얘기하긴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다시 이 이야기를 시작한 건, 부족하나마 제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는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서예요. 같은 일이 아니라도 삶의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거나, 넘어졌는데 왜 나만 이럴까 생각되거나, 아니면 무너진 곳에서 희망을 찾고자 하는 분이 있다면 작은 제 이야기를 통해 조금이나마 위안과 희망을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회복은 멀고 먼 이야기일지 몰라도, 조금씩 그 방법을 찾으려 노력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 함께 힘을 내서 걸어가도록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