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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엉 Nov 01. 2020

너희의 꿈이 나의 꿈이 되는 나날들.

에필로그 

 내가 너희를 가르칠 자격이 있을까?


‘선생님’ 이란 단어는 내게 마약 같은 존재였다.

내려놓고 싶은데, 도저히 내려놓을 수 없는.      

그래서 늘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이토록 부족한 내가.

인격적으로, 전문성으로도 부족한 내가.

누군가를 가르칠 자격이 있을까.      


우연히 학생들에게 면접이란 것을 가르치게 됐고, 

그것이 정말 또 우연히 좋은 결과로 이어졌고.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나를 따르게 됐을 즈음 

나는 모든 수업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점차 나를 향한 기대들이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자신이 없었다. 

그저 자격 있는 선생님이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도록

수업 시간표를 짜고, 자료를 만들고 정리하고 

학생들의 고민 상담을 들어주는 그 정도 역할을 하기로 결정했었다.     


그러나, 

그렇게 학생들을 밀어내는 나를. 

온전히 마음을 주지 못해 늘 망설이는 나를 믿고

벽을 허물며 다가오는 학생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용기가 샘솟았다.      


그래, 사람은 누구에게나 서로 배울 점이 있다.

그러니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줄 순 있다.

그렇게 선생님이란 이름을 정당화했다.     

그렇다면, 나의 ‘수업’을 대가로 돈을 받아도 되는 걸까. 

나의 수업이 누군가의 시간과 돈을 들여 들을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

매일 밤이면, 아침이면 때론 수업 들어가기 전 수업자료를 정리하다가도

문득문득 떠오르는 생각에 숨이 막히곤 했다.      


그렇게 머리를 싸매는 내게 

“그런 고민을 하는 것만으로도 선생의 자격이 있어”라는

위로와 칭찬 덕분에 하루하루를 버틸 수 있게 된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

그들의 꿈이 나의 꿈이 되었다.

삶의 목표 없이, 삶의 꿈 없이 소소한 행복만 좇으며 살 수도 있었던 내 삶에 

한 명 한 명의 간절한 꿈이

내 꿈이 되는 시간들이 너무나도 행복했다.      


이제는 학원에서 나와 '선생님'으로서의 삶을 내려놓았지만

내가 갖고 있는 지식과 노하우를 

승무원을 꿈꾸는 많은 이들과 

나눌 수 있어 행복해졌다.   


돈이라는 경제 논리 앞에 

머리를 쥐어뜯었던 순간들을 뒤로하고 

이제는 나의 양심의 소리에 따라

행동하고 그들의 꿈을 응원해야지. 

                

문득문득 하늘에 뜬 비행기를 보며

행복해진다.      

내게 꿈을 알려준 모든 사람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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