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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만 Aug 15. 2023

홍수

생각의 홍수

  '사랑이 우리 가슴속에서 싹트는 순간 우리는 다시 태어난다. 이것이 진정한 탄생이고 부활이다. 사랑이 우리 가슴속에 태어나는 순간 다시 말해 겹겹으로 닫혔던  우리 마음이 활짝 열리는 순간 우리는 다시 태어나게 된다. 사랑과 거듭남의 의미가 여기에 있다.' (산에는 꽃이 피네. 중 수도자가 사는 집 p.185. 동쪽나라. 2000.)


진흙탕처럼 밀려오는

홍수에

나는 죽을 듯 떠나려 갔다.


숨도 쉴 수 없었다.     


나의 뇌 속에는 번개가 쳤다.

바람이 불고 비는 멈추지 않았다.

나의 빈틈은 전부 홍수로 차올랐고

나는 흠뻑 젖어 버렸다.


모든 것을 내주지 않을 수 없었다.   

범람하는   

비는 어쩌자고 멈추지 않고 내리는 것일까.

이제 나는 나의 모든 것을 내어 주고도

더 내어 줄 것을 찾아야 한다.

안 그러면 죽을 것 같다.

아니 이미 죽은 것인지도.


<홍수>



  유난히 홍수가 길었다. 수해로 인해서 농사를 망쳤거나 물에 떠내려 가서나 죽음을 피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럼에도 나는 비를 좋아했다. 비는 물의 순환의 한 형태이고 그 비는 곧 증발할 것이다. 엔트로피법칙(물리학에서 열역학 제2법칙(second law of thermodynamics)은 열적으로 고립된 계에서 매 시각마다 계의 거시상태의 엔트로피를 고려하였을 때, 엔트로피가 더 작은 거시상태로는 진행하지 않는다는 법칙이다. 이 법칙을 통해 자연적인 과정의 비가역성미래와 과거 사이의 비대칭성을 설명한다. 하지만 엔트로피가 감소된 거시상태가 될 확률은 극히 낮을 뿐 불가능은 아니다.) 처럼.

  나는 과대망상처럼 생각의 영토를 장악해 갔다.


철학적 장악은 사고에 대한 확장이다. 생각의 도구를 활용하면 마치 자동차를 마음대로 움직여서 운전자의 힘이 확장되는 것처럼. 그리고 이윽고 바보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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