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을 준비하며 아이러니하게도 ‘함께’ 라는 단어에 대하여 자주 생각하게 된다. 함께 하는 시간.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이들에게 나라는 사람은 어떤 존재일까.
이전의 나는 함께보다는 혼자를 더 추구하는 사람이었다. 아마 혼자가 더 익숙하고 편하니까가 주된 이유였던 것 같다. 혼자 있을 때에는 내 마음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으니까, 그것이 마치 자유인양 느꼈던 것 같다. 함께하는 것이 맞지 않는 옷처럼 불편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많았다. 함께가 만들어내는 분위기에 나도 으레 편승을 해야하고 때로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맞춰야 하는 일도 생겼기 때문이다. 어쩌면 사회성이 부족했던 것 같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이기적이었고. 그래서 늘 ‘혼자’ 를 열망하지 않았나 싶다.
그 때의 나는 함께했던 이들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아마 한번은 함께해도 두번은 함께하고 싶지 않은 존재였을지 모른다. 섞이지 못하는 기름은 눈에 둥둥 보이기 마련이니까. 가라앉지 못하는 기름은 계속 표면에서 겉돌 수밖에 없다. 바닥과 점점 멀어지며 머지않아 눈에서 아예 멀어지고 만다. 결국 마음도 멀어지고.
한편 이런 나를 두 번 세 번 네 번 계속해서 함께하자고 설득했던 이들에게 나는 참으로 버거운 존재였을것이다. 마음을 건네면 어느 순간 휙 하고 돌아버리는 그 이기심이 얼마나 버거웠을까. 함께가 얼마나 좋은지를 깨우쳐주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몇몇 이들에게 함께일 때만 느낄 수 있는 따스함이 무엇인지 진심으로 배우게 되었다. 배가 되는 기쁨이 무엇인지, 반이 되는 슬픔이 무엇인지. 그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시간의 농도를 짙게 만든다. 아마 기억할 수 있는 매개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장소에 가거나 음식을 먹을 때, 함께 했던 기억들이 쉽게 떠오른다. 함께하지 않았으면 그냥 지나쳤을 물성에 감정이 더해져 조그마한 기억은 짙은 추억이 되고 만다. 그게 아픈 추억으로 남아도 상관은 없다. 가볍게 흩어지는 시간보다는 짙게 남아있는 시간이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혼자보다는 함께를 추구하는 사람이 되었다. 이유는 너무도 많지만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나는 이제 자유로움보다 따뜻함이 좋기 때문이다. 함께 부대끼는 공기의 따스함이 너무 좋다. 함께 배우고, 함께 나누고, 함께 알아가는 일. 그 온기가 새로운 활력이 된다는 사실도 너무 좋고.
그런데 역으로 함께가 얼마나 좋은지를 타인에게 깨우쳐주는 일은 아직도 너무 어렵다. 솔직히 말하면 못하겠다. 혼자에 매몰된 사람들은 타인이 끼어들 틈을 주지 않는다. 그 어디에도 내가 비집고 들어갈 구멍을 찾지 못하겠다. 너무 완고해서 몇 번 시도하다 이내 포기하게 된다. 예전의 나도 타인에게 이런 존재였을지, 혹시 그 업보가 이렇게 되돌아오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독립 이후의 삶을 어떻게 함께로 가득 채울지 생각하고 있다. 다소 적적할 수 있는 혼자의 시간을 타인과 많이 나누고 싶다. 나만의 라이프사이클을 새로 적립하는 과정에서 온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무엇이든 받아들이려고 한다. 연대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홀로서기와는 별개로 나는 정말 따뜻한 어른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