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아이들이 꼭 지키는 약속들

by 드림풀러

나는 5살 된 딸 한 명, 3살 된 아들 한 명 사랑스러운 남매를 키우는 엄마다.

내가 경험이 부족했던 영아기가 지나

5살로 들어서면서 나도 자신감이 조금 더 생겼다.

내가 근무했던 유치원이 바로

5~7살 아이들이 다니는 곳이니

영아기 아이들 보다는 유아기 아이들에

경험이 더 많이 있기 때문이다.

시행착오를 겪었던 영아기를 지나

유아기가 되니까 더욱 자신있게 육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올라간 자신감만큼 생활에 변화도 생겼다.

아이와 함께 지켜가는 약속들과 약속들이 만들어주는 우리 가족만의 문화가 만들어졌다.


오늘은 우리 가족이 지키는 약속들과

우리 가족의 문화를 소개해볼까 한다.


아이들과의 약속들을 돌아보면 주로

자기주도성을 키워줄 수 있는 생활태도와 습관(기본생활습관)과 관련된 것들이 많다.

지금 이 시기에는 단순한 지식보다는

삶에 전반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치관과

좋은 생활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나의 교육관이 반영된 결과다.

그래서 학원은 나의 관심사가 아니다.

사실 나의 욕심 같아서는 학원을 보내기 보다는 집에 데리고 있고 싶은 마음이 컸다.

나는 책 육아에 진심인 엄마라

큰 아이 어렸을 때부터 함께 책을 많이 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큰 아이가 책 하나를 들고 오더니

"엄마! 이거 뭐야?"라며 물어본다.

아이의 두 손에 들려져 있던 책은

"춤"에 관한 책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발레 부분이 펼쳐져 있었다.

"이거는 발레라는 춤이야."라는

나의 설명이 끝나자마자

"나 이거 배워보고 싶어!"라는 딸.

"그렇구나~"하고 넘겼는데 며칠 뒤,

호랑이가 발레를 배우는 그림책을 들고 오더니

또 "나 발레 배우고 싶어."라고 이야기했다.

한 번은 그냥 넘겼는데, 두 번, 세 번 이야기 하는 아이를 보니 진짜 배우고 싶은지 궁금했다.

그래서 시험삼아 발레를 경험해 볼 곳을 찾아봤다.

발레학원을 알아보니 난감했다.

발레 학원은 일주일에 2~3번 가야 하는데다가 학원을 다니게 되면 오후 시간이 통으로 날라가버렸다.

더군다나 둘째까지 케어해야 하는 나로서는

감당이 안되는 상황에, 오후 시간까지도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없으니 고민이 깊었다.

그러던 중 문화센터에서 하는 일요일 1번,

40분 정도의 발레 수업을 발견했다.

아이에게 한 번더 물어보니 "나 갈래!"라며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렇게 시작된 발레가 유일하게 하는 사교육이다.

평일에는 정말 오롯이 나와 동생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평일에는 삶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습관들을 만들고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모든 시간을 할애한다.

거기에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몰입하는

시간으로 사용한다.

먼저 가치관이라고 하면 거창해보이지만 간단하다.

"왜 먼저 사람에게 인사를 해야 하는지"

"친구에게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속상한 일이 생기면 어떻게 얼만큼으로

표현해야 하는지"

"처음 하는건 원래 어렵고 힘든거라는걸 배운다던지"

"어렵고 힘든거지만 하다 보면 쉬워진다는걸 경험한다던지"

"포기하지만 않으면 언젠가는 꼭 성공할 수 있다던지"

아이와 함께 하며 다룰 이야기와

전해야 하는 생각들은 무수히 많다.

그게 내가 아이에게 돈으로 할 수 없는

나만의 역할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내가 삶을 대하는 태도,

내가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

삶을 살아갈 때 중요하게 여기는 생각들을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해준다.

때로는 말로 전하기도 하고,

책을 함께 보며 주인공의 말과 행동으로 간접적으로 전할 때도 있다.


또 다른 나의 의무는 아이에게 습관을 배우고 연습하고 익혀서 자기걸로 만드는 과정을 함께 하는 것이다.

흔히 유치원 현장에서는 "기본생활습관지도"라는걸 집에서 하는거라고 보면 된다.


우리 집의 평일 일과를 소개하자면,

밖에서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현관문 앞에 있는 화장실로 들어가 손을 씻는다.

벗은 겉옷은 빨래 바구니 안에 스스로 넣는다.

옷을 다 벗으면 샤워하러 화장실로 들어간다.

간단히 물놀이를 하며 씻는다.

샤워하고 나와서 실내복으로 스스로 입는다.

엄마가 확인한 어린이집 가방은 스스로 정리한다.

준비해둔 저녁밥을 먹고 과자 대신

과일을 먹은 후 스스로 그릇을 정리한다.

(과자는 주말 저녁 밥을 먹은 후 1개 먹기로

아이와 함께 정했다.)

밥은 당연히 제자리에 앉아서만 먹을 수 있다.

아빠가 퇴근해서 집에 올 때까지 놀다가

아빠가 오시면 현관문 앞까지 가서

아빠를 맞이한다.

아빠와 만나고 나면 잠자기 위해 7시 30분쯤에는 방에 들어간다.

엄마와 잠자리 독서를 한 후 8시쯤 잠을 청한다.


아이의 일과를 보면 "스스로"가 제일 많다.

자기 일을 스스로 해내면서 "책임감"도 기르고, 자기 일은 자기가 챙기는 "야무짐"도 기른다.

무엇보다 자기주도성을 기를 수 있다.


아이에게 왜 해야 하는지 이유를 설명하고,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이고,

실행하기 쉽게 일과를 조정하고,

환경을 조성한다.


옷을 벗어서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모습을 보고 아이 동선에서 빨래감을 넣기 쉽도록 빨래 바구니를 화장실 앞에 두었다.

그리고 아이에게 "이제부터는 옷 벗으면 이 바구니에 넣는거야."라고 설명해주었다.

그랬더니 아이가 스스로 옷을 바닥에 두지 않고 바구니에 넣는다.

당연히 부모도 바닥에 옷을 두지 않고 빨래바구니에 바로 집어넣는다.

실행하기 좋게 환경을 조성하고

우리도 모범을 보인다.


아이가 습관을 잘 익히면

굳이 아이와 실랑이할 필요가 없어진다.

자연스레 엄마의 육아 피로도도 낮아진다.

덩달아 아이가 어른이 되고나서도 자기 삶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심어줄 수 있다.

습관이라는게 들이는 과정은 어렵지만

한 번 들이고 나면 어느 순간 "당연하게"하게 된다.

이 "당연하게"라는 말에 핵심적인 힘이 담겨져 있다.

한 번 습관을 잘 못들이면 바꾸는데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를 소유하는게 부모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부모는 그저 먼저 살아본

인생 선배로서 좀 더 좋은 길, 좋은 방향을 보여주고 함께 걸어가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내가 살아봤던 삶은 좀 더 좋은 습관을 들이면,

그 습관들로 하루를 조금씩 살아가도 보면 더 멋진 삶을 살 수 있게 된다는 거였다.

유아기 시기의 아이의 성향과 관심사는

계속 바뀐다.

거기에다 앞으로의 사회는 어떻게 변화될지

예측할 수 없다.

벌써 로봇들이 일자리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어제 신문을 보니 더욱 모르겠다.


이럴 때일수록 나는 마음을 다잡는다.

"기본을 제대로 할 줄 알도록 키우자.",

"그저 삶을 살 때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태도와 관점을 길러주자"고.

그래서 오늘도 하루 루틴을 잘 지키고,

그 안에서 습관을 만들어가도록 도와주고,

올바른 가치관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기쁜 마음으로 아이들과 지지고 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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