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드로잉
일상생활을 하면서는 사실 '집중'할 만한 일이 잘 없다.
특히나 엄마로서의 역할을 하는 나의 대부분의 시간은 어느 한곳에 집중을 하기보다는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했다.
오늘 아침 풍경만 해도 그렇다.
눈을 뜨자마자, 큰 소리로 애들과 남편을 깨우고~ 깨우면서 아침밥과 도시락 준비를 시작하고~ 준비하면서 강아지 밥과 물을 주고~ 주면서 애들 옷이랑 준비물을 챙기고~ 챙기면서 잠이 덜 깬 가족들 빨리 준비하라고 잔소리하고~ 하면서 밥 먹고 좋은 하루 뽀뽀 쪽 아침인사하고~
오전에 아이들이 학교 가 있는 몇 시간을 제외한 시간은 보통 이런 스타일이다.
두 명 아이들의 스케줄에 따라 노는 것, 배우는 것, 먹는 것, 이것 저것 챙기다 보면 하루가 정신없이 흘러간다.
그래도 이제는 몇 시간이나마 내가 쓸 수 있는 시간이 생겼으니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내 시간'으로 만들어 쓰고 싶다.
내가 나에게 '집중' 할 때 다른 별것 아닌 것에 마음을 흐트러트리지 않고 쓸데없는 것에 집착하지도 않을 수 있다.
반대로 내가 나에게 '집중'을 못하면 괜히 남는 에너지로 남편한테 불평 불만하고, 동네 엄마들 이것저것 험담하고, 애들한테 조바심 내면서 닦달하고, 그렇게 점점 더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 다른 사람들의 일은 어차피 내 소관이 아니다.
그들의 삶은 그들의 것일 뿐.
나는 나에게, 나의 하루에, 나의 삶에 집중해야지.
하루에 100장 그리는 것만큼 100일 동안 매일 한 장씩 그리는 것도 어렵겠지.
수십 년씩 꾸준히 작업하는 작가들이 새삼 대단해 보인다. 예측하지 못하는 불안함을 이겨내기까지 어떤 시간들이었을까. 또 그 매일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나서는 어떤 예측하지 못했던 변화가 생겼을까.
확실한 결과가 보장되어 있지 않다고 해서 한 발자국도 자기의 테두리 밖으로 나가보지 못하는 겁쟁이가 되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