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조품

by p id

모조품 또한 소비자의 통제감을 훼손한다. 모조품이 정확히 무엇이고, 그 뒤에 숨은 생산자의 의도는 무엇이며, 소비자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모조품은 소비자를 속일 목적으로 진짜처럼 보이게 한 물건을 뜻한다. 우리는 이러한 행태를 카피, 짝퉁, 표절이라고 칭한다. 종종 모조품을 복각이라고 주장하며 판매하는 사람도 있는데, 사기꾼이거나 복각의 개념을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다. 복각은 생산이 중단된 제품의 원형을 재현해 다시 출시하는 것을 말한다. 엄연히 생산 라이선스를 필요로 하는데도 불구하고 단순히 카피해 복각이니 자신의 제품은 괜찮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믿어서는 안 된다. '1900년에 만들어졌던 누군가의 작품을 저작권 소유자인 작가의 직계 혈손과 계약을 통해 생산 권한을 획득하고, 소실된 당대 제조 기술을 현대 기술로 복원하고 재현해 판매했다.' 복각이란 이런 상황에서나 올바른 의미로 사용할 수 있다.


레시피든 상호/상표든, 가구든, 건물이든 왜 이렇게 유행만 하면 꼭 모조품을 만드는 걸까? 개발에 필요한 지식, 시간, 자본 등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쉽게 시장에 검증된 제품을 팔아 이익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조품은 애초에 만드는 의도부터 오로지 생산자의 이익만을 위하며, 소비자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 때로는 시장에서 무조건 베껴야 한다며 베끼지 않는 사람이 멍청하다는 신념에 가까운 주장을 펼치는 자들이 있는데, 이들은 스스로의 행위를 합리화할 뿐이여러 방면으로 사회에 악영향을 미친다.


먼저, 이들은 시장의 지속성을 파괴한다. 원작자는 하나의 물건을 만들기까지 막대한 자본과 시간, 인지 자원을 투자한다. 때로 정말 좋은 제품은 원작자가 일생의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탄생할 수 있게 된 물건이다. 모조품을 만드는 사람은 원작자의 의도와 노고를 무시하며, 원작자가 가져가야 할 이익을 가로챈다. 돈 들이고 시간 들여 개발했는데 마땅히 받아야 할 이익이 엉뚱한 사람에게 간다면 누가 가치 있는 물건을 만들겠는가. 자신의 이익에 눈이 멀어 타인에게 해를 가하는 행위를 당연시하는 풍조가 만연해지면, 시장은 더 이상 가치 있는 재화가 유통되는 곳이 아니라 서로 죽이는 게임의 장이 된다.


사용자는 제품에 좋은 품질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모조품은 품질을 보장할 수 없다. 모조품 생산자는 어떻게든 소비자의 돈만 가져오면 되기 때문에 사용자를 고려하지 않는다. 그들이 자신이 복제한 물건을 한 번이라도 진중한 마음을 가지고 써보기나 할 것 같은가? 애초에 사용에 편한지,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는지, 위험하지 않은지 고민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저 그게 잘 팔린다니까 따라 만들었을 뿐이다. 물건을 사용하면서 일어나는 모든 불편함과 위험은 오로지 소비자가 감당해야 한다. 이전에 이야기했듯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는 통제감에 손상을 입는다. 우리 사회가 모조품을 방치하면 소비자는 더 이상 좋은 제품을 구할 수 없다.


생각보다 우리 사회에는 모조품이 만연해있다. 대표적인 예가 카페나 식당에 들어가는 가구인데, 꽤 유명한 가게인데도 모조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작가의 경험에 따르면 한국 사회에서 정품을 쓰는 가게가 오히려 더 드물다. 정말 유명한 카페에서도 모조품을 당연하다는 듯 사용한다. 모조품이 싸기 때문에 일부러 사용하거나, 혹은 모조품인지 모르고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든, 소비자는 모조품을 사용하는 가게를 이용하지 않는 편이 통제감을 보존하는 데에 유리하다. 가격이 문제라면 저렴하면서도 좋은 제품도 많다. 이케아만 보더라도 얼마나 합리적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조품을 사용했다는 것은 소비자에게 좋은 경험을 전달하기보다 유행에 편승해 사람을 끌어모아 돈을 버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방증한다. 모조품인지 모르고 사용한 경우도 문제인데, 이 경우 공간을 운영하는 주체가 소비자가 사용할 제품에 별 관심이 없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SNS에서 유행하는 스타일의 온갖 모조품을 가져다 둔 카페에 간 적이 있는데, 정말 불편한 의자에 앉아서 들어 올리기도 어려운 컵에 나온 차를 마셨다. 그 공간에 앉아 있는 모든 시간, 찻잔을 들어 올리는 모든 순간이 나의 통제감을 훼손했다. 초점이 소비자의 경험에 맞춰져 있지 않으면 그럴듯해 보인다는 이유로 한 번도 앉아보지 않은 의자를 비치하고 한 번도 사용해보지 않은 컵을 내어준다. 마찬가지로 모조품을 쓰든 정품을 쓰든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이러면 레시피든 상표든 해당 공간의 모든 요소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며 만든 결과물은 아닌지 의심할 수 밖에 없다.


악한 생산자의 등장을 완전히 막기란 불가능하다. 때론 순간적인 욕심과 충동에, 내몰린 상황에 마음이 흔들려서 부정행위를 저지르기도 한다. 중요한 점은 저작권 의식을 갖춘 시민의 비율과 이들의 올바른 피드백이다.


내 것을 훔쳐간 사람이 권력을 얻고 사회가 이러한 행태를 용인한다면, 오로지 악인만이 자본을 잠식하고 사회의 정점에 올라 권력을 휘두르게 된다. 사람들은 종종 미디어에 등장하는 소위 '돈 많은 악인'을 보며 한탄하는데, 그들에게 권력을 쥐어준 주체는 대개 우리 소비자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소비자는 스스로를 악인으로부터 지키기 위해서라도 저작권 의식을 가지고 소비해야 한다. 모조품을 소비하면 우리를 기만하는 생산자에게 통제력을 빼앗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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