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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누스토리 Nov 12. 2019

까마귀가 물어다 준 행운은, 소금

예로부터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찾아온다 하여 길조로 여기는 반면 까마귀는 죽음을 부른다 하여 흉조로 보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서 역시 마녀가 키우는 새라고 하여 검은 고양이와 더불어 불길하게 인식되기도 한다. 사실 우리나라는 까마귀를 삼족오라 하여 태양 속에 사는 새라하여 고구려에서는 국조로 삼을 정도였고 고려시대까지도 지혜로운 새로 여겼다. 또한 칠석날에는 까치와 함께 견우와 직녀를 연결시켜주는 오작교도 만들어 주는 고마운 새이기도 하다.


헝가리에서 역시, 까마귀는 행운을 부르는 새로 통하며 법적으로 국조는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헨다 손매(saker Falcon)와 더불어 반지를 물고 있는 까마귀의 형상을 자주 볼 수 있다.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를 방문하게 되면 찾게 되는 관광지 중의 한 곳인 마챠시 성당(matyas temple)은 13세기에 만들어져 헝가리 왕실의 대관식을 올리던 장소이다. 그런데 이 성당의 꼭대기에는 일반 성당과는 달리 눈길을 끄는 조형물이 있는데 바로 반지를 물고 있는 까마귀이다.


여기에는 까마귀에 관련된 전설이 있다. 당시 헝가리는 원나라(몽골)의 잦은 외침과 전쟁으로 국고가 바닥이 나고 살림이 궁핍하여 재정이 매우 어려웠다. 헝가리 벨라 4세의 딸인 킹가 공주는 폴란드의 브로츠와프 왕과 결혼하기로 하였다. 오죽하면 왕실의 공주고 결혼지참금이 부족하여 근심을 하던 중, 도나우강(다뉴브강)에 반지를 던지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에 반지를 강에 던지자 까마귀가 반지를 물고 날아갔다.

그 까마귀를 쫓아간 곳에서 소금광산이 발견이 되어 공주는 무사히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고 이후 결혼자금이 부족한 남녀들을 지원하는 자금으로 쓰일 정도였다고 한다. 바로 그 소금 광산이 오늘날의 비엘리츠카 소금광산으로 지금도 소금광산 안에는 킹가 공주에게 다시 찾은 반지를 바치는 사람들이 조각되어 있다. 이후 킹가 공주는 소금 광부들의 수호신이며 그녀의 이름을 딴 소금제품들이 팔리고 있다. 당시 소금광산을 발견한 일은 오늘날의 유전을 찾은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는데, 특히 바다를 끼고 있지 않은 내륙지역으로 소금을 무역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헝가리에게 소금광산의 발견은 그야말로 신이 내려준 선물로 재정이 부족하여 결혼을 할 수 없었던 사람들을 도울 수 있었고 이를 기념하여 지금도 헝가리 곳곳에서는 반지를 물고 있는 까마귀 조형물을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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