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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누스토리 Nov 12. 2019

글을 아는 생선, 문어

문어의 이름이 문어로 지어진 데에는 먹물을 뿜어내는 모양에서 생겼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사람의 머리를 닮고 똑똑한 물고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글을 아는 물고기라 하여 문어(文魚)라는 이름으로 붙었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문어라고 하는 대신, 중국에서는 글 장(章)을 사용하여 장어라고도 부른다. 문어는 그 종류만 수백 종이 넘으며 즐겨먹는 날도 있지만, 오히려 꺼려하는 나라도 있다. 오징어와 비슷한 생김새이지만 우선 다리 개수부터 차이가 있다. 오징어 다리가 10개라면 문어는 8개로, 영어 표기인 옥토푸스(Octopus)에서 8을 의미한다. 지중해에서 문어는 꼴뚜기보다 개체 수가 많아 다양한 문어 요리법이 발달되어 있지만, 동양에서 문어를 지적능력이 뛰어난 생선으로 우대해 준 것에 비해 서양에서는 문어의 다리를 보며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여덟 개의 다리와 강력한 빨판으로 한번 붙들면 놓지 않아 탐욕스러운 이미지로 느껴졌던 모양이다. 스파이더맨의 악당 옥토퍼스 박사 역시 문어를 모티브로 하였으며, 인어공주의 마녀 우슬라(ursula) 역시 문어에서 가져왔다.

 

우리나라 제사상에 오르는 음식들은, 조상들에게 바치는 의미가 있어 허술한 음식은 올리지 않는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지만 특히나 양반 문화를 대표하는 안동, 영주 같은 경상도 내륙지역에서는 잔칫상과 제사상에 문어는 빠지면 안 되는 음식이다. 지난 1999년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가 방한 시, 여왕의 생일상에도 문어요리를 올렸다. 문어의 다리가 8개로 팔족(八足)의 발음이 팔족(八族)과 비슷하여 친족들이 모두 모이는 관혼상제에 문어가 빠지면 제대로 된 상차림으로 여기지 않았다.  


이슬을 탐하는 매미, 매미를 노리는 사마귀


중국 전국시대의 일이다. 하루는 장자가 산에 올라 사냥을 즐기던 중 밤나무 숲으로 까치가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 까치를 쫓던 장자는 기이한 장면을 보게 되었는데, 나무 그늘 아래에서 이슬을 마시려는 매미를 뒤에서 사마귀가 노리고 있고, 그 사마귀를 자신이 노리던 까치가 노리고 있었다. 모두가 자기가 얻으려는 대상에 정신을 빼앗겨 자신의 위태로움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당장의 이익에 정신이 팔려 위태로운 상황을 모르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는 장자 뒤에는 밤나무 지기가 밤을 훔치러 온 줄 알고 몽둥이를 들고 장자를 노리고 있었다. 눈앞의 이익만을 보다가 오히려 자신의 위협은 뒤돌아보지 못한다는 고사성어로 당랑재후(螳螂在後), 당랑규선(螳螂窺蟬), 당랑박선(螳螂搏蟬)등 여러 가지로 불린다.


문어를 잡는 방법은 다양하다. 주로 통발 잡이 방법을 사용한다. 문어단지(문어통발) 안에는 미끼로 청어를 집어넣는데, 통발을 설치한 다음날 문어단지를 물에서 걷어 올리면 그 안에 문어가 들어 있지만 더러는 게를 먹고 있는 문어가 함께 잡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미끼로 넣은 청어를 먹기 위해 게가 들어가는데, 게는 문어가 좋아하는 먹이 가운데 하나로, 그 게를 잡아먹기 위해 문어도 함께 잡히기 때문이다. 매미를 노리는 사마귀는 이야기는 깊은 바닷속에 속에서도 해당이 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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