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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누스토리 Nov 12. 2019

뉴질랜드에는 키위가 없었다

뉴질랜드에 가게 되면 세 종류의 키위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마트에서 구매하는 과일인 키위, 뉴질랜드의 국조(國鳥)라 불리는 날지 못하는 새 키위, 마지막으로 뉴질랜드인을 키위라고 부른다. 이 때문인지 뉴질랜드의 화폐 역시, 뉴질랜드 달러라는 말과 함께 키위달러로 불리기도 한다. 그래도 우리에게 뉴질랜드 하면 떠오르는 것은 역시 과일인 키위일 것이다. 그런데 사실 키위는 뉴질랜드에서 자라던 과일이 아니었다.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멀위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청산별곡(靑山別曲)'은 학창 시절 한 번쯤은 교과서에서 보았던 고려가요로 이 노래에 나오는 다래가 바로 전통 키위다. 다래는 우리나라 곳곳의 산에서 자라던 낙엽 덩굴나무의 열매로 우리나라는 물론 동아시아에서 자라는 과일이었다. 다래의 야생종 중 하나인 '차이니즈 구즈(Chinese Gooseberry)는 중국 양쯔 강변의 도시인 이창(宜昌)을 방문했던 여교사 이사벨 프레이저에 의해 1904년 뉴질랜드로 소개되었다. 초기에는 차이니즈 구즈베리로 불렸다가 1959년 일부 뉴질랜드 수출 상인들이 키위 프루트라는 이름을 사용하였는데, 뉴질랜드 과일이란 뜻과 냉전시대 미국 내의 중국에 대한 거부감을 감추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키위의 겉모양은 까슬까슬한 털이 있고, 감자 같은 모양으로 호감을 얻기 힘들기에, 수출 초기, 뉴질랜드 상인들은 키위의 절반을 잘라 누런 껍질 대신 녹색의 내부를 보여주며 알리는 마케팅을 펼쳤다. 이후에도 뉴질랜드의 제스프리는 기존의 그린 키위보다 당도가 훨씬 높은 1998년 골드키위를 최초로 수확, 수출하였다. 처음 뉴질랜드에 키위가 들어온 이래 100년 동안 품종을 개량하여 그린, 골드, 레드 키위를 만들어 냈지만 본래 키위는 아시아의 과일이다.


오랜 기간 동안 외국산 키위를 수입하거나 종자를 구입 후 재배를 하여, 로열티를 지불해야 했었다. 외국에선 들려온 종자로 심어 양다래라 불렸지만, 제주, 전남, 경남 등 따뜻한 지역에서 재배가 확산되며 참다래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최근에는 국내산 토종 참다래(키위)들이 차례로 등장하여 이제는 역으로 우리가 다른 나라에 로열티를 받으며 참다래 품종을 수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국산 참다래 품종으로 제시골드(2002년 개발), 한라골드(2007년 개발) 그리고 최근 개발된 해금 등이 있다. 이들은 기존 외국 종자에 비해 열흘 정도 일찍 꽃을 키워 일찍 자라 생육의 기간이 짧고 기형과 가 적은 장점이 있어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에 수출을 하고 있다.


참다래는 비타민C 덩어리로 불리기도 한다. 감귤의 5배 이상이며 사과의 20배 이상이라고 한다. 작은 참다래 한 알을 먹으면 사과 스무 개를 먹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또한 바나나의 5배 이상인 식이섬유인 펙틴은 변비에 상당한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한떄 일본에서는 키위 다이어트가 붐을 이룬 적이 있었는데, 모든 음식에 키위를 넣어 먹는 방식이었다. 특히 펙틴은 과육보다는 껍질 쪽에 있어 껍질 안쪽을 숟가락으로 살살 긁어먹으면 더욱 많은 펙틴을 섭취할 수 있다.


소화기능을 원활하게 해주는 애티니딘도 풍부해 고기를 부드럽게 해주는 연육 작용으로 불고기나 갈비를 잴 때도 쓰이며, 과식으로 이어지는 부담스러운 육류 식사 후에 후식 과일로도 적합하다. 특히 참다래는 임산부에게 적극 권장되는데, 다량의 엽산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엽산이 부족하면 태아의 외신 경과 척추신경을 형성하는 데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어 임신 중 먹는 과일로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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