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 자체는 신랄하게 매운 향으로 생강 자체를 생으로 먹기는 부담스럽지만, 생강 본연의 강렬한 향미와 성질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음식들을 만나면 비린내를 감추고 과감히 자신을 낮추고 다른 재료들과 어울리고 화합하는 모습에서 일찍이 율곡 이이 선생은 제자들에게 생강 같은 사람이 될 것을 주문하기도 하였다.
서역의 실크로드를 통해 도자기와 비단들이 동서양을 다녀갔다면 해양 실크로드의 주인공은 단연 향신료였다. 대항해 시대는 향신료를 찾기 위해 시작된 것이라 해도 지나침이 없다. 14세기 실크로드를 지배하던 대제국 원나라의 힘이 약해지자 지금의 터키인 오스만 제국은 유럽과 아시아의 길을 차단하였다. 유럽에서 여러 향신료의 가격이 폭등하였다. 계피, 강황과 함께 생강도 마찬가지였다.
지금은 마트나 부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향신료들이 과거 유럽에서는 귀족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부의 상징이었다. 또한, 이러한 향신료들은 음식의 풍미를 살리는 동시에 다양한 효능이 있다고 믿었다. 실제 고대 로마에서는 생강은 식중독 해독제로 이용되었다. 생강의 노란 빛깔을 자랑하는 커큐민으로 이미 다양한 약용식물로 사용이 되었다. 3세기 일본에서는 감기약으로 사용되었는데, 지금도 환절기 목이 갑갑할 때 따뜻하게 생강차를 한잔 마시면 목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만큼 생강을 많이 먹는 나라도 드물다. 때로는 반찬으로 양념으로 그리고 후식으로 생강을 먹는다. 고려 초 중국에 갔던 사신이 향신료로 생강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가져온 것으로 보고 있다. 본래 동남아가 원산지인 생강은 아열대 작물로 물을 많이 필요로 하며 동시에 배수가 빨리 이루어지는 지형에서 잘 자란다. 이런 자연조건으로 조선시대에는 왕실에 진상하던 봉동지역의 생강을 알아주었다. 오늘날에는 서산의 특산물로도 생강이 널리 알려져 있다.
진저브레드, 진저맨 쿠키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선물을 나누기 좋은 아이템으로, 크리스마스 쿠키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진저맨 쿠키는 크리스마스 트리에 장식을 꾸며도 좋으며, 서양에서는 겨울 무렵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 빵에 생강을 넣어 먹기 시작하였는데, 최초의 기록에 따르면 영국 엘리자베스 1세 때 중요한 손님들을 맞이 할 때 손님의 얼굴을 닮은 생강 쿠키를 대접했다고 한다. 진저브레드는 재미있는 모양으로 생강을 싫어하는 아이들 간식으로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