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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누스토리 Nov 17. 2019

단군신화의 마늘을 꼭 먹어야 했을까?

 매력적이지 못한 냄새와 매운 향 때문에 마늘이 가진 다양한 영양과 효능에 불구하고 마늘 오직 사람만이 먹는다. 마늘은 해충으로부터 공격을 받지도 않고, 토끼나 두더지를 쫓아내기까지 한다. 영양학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마늘은 인류만이 누릴 수 있는 자연의 선물이다. 그래서인지 마늘 농사에는 굳이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잘 자라다. 부담스러운 향을 제외하고 모든 것이 뛰어나 한 가지의 단점 외 백가지가 넘는 이로움이 있어 마늘을 가리켜 일해백리(一害百利)라고도 한다.  

사람이 되기 위해 쑥과 마늘을 먹어야만 했던 호랑이와 곰의 단군신화 스토리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다. 동양뿐 아니라 마늘은 서양에서도 뱀파이어, 늑대인간을 비롯해서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기능이 있다고 믿었다. 마늘은 액막이의 도구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마늘을 문에 묶기도 하였고, 굴뚝이나 열쇠 구멍에 마늘을 바르기도 하였다. 점차 마늘을 걸어만 두어도 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믿기도 하였다. 그리스인과 마찬가지로 로마 사람들도 군사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전투식량 중의 일부로 마늘을 지급하였다. 마늘의 원산지는 중앙아시아와 이집트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중국을 거쳐서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국사기에 마늘 이야기가 있고, 통일신라시대에는 전국적으로 재배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한나라는 건국 이후부터 줄곧 북방의 흉노족의 침략에 시달렸다. 심지어 한나라의 창건자인 황제 유방은 흉노족의 선우에게 패배하여 막대한 재물과 심지어 공부(실제 공주는 아니고 가짜로 만듦)를 선우에게 바치고 겨우 포위망을 빠져 수도 장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점차 한나라의 국력이 강건해지면서 흉노족에게 일방적으로 패배하는 데서 벗어나 이기는 전투가 잦아졌고, 이에  기원전 150년 한나라 무제는 군사적 옵션 외에 외교적으로 흉노족을 압박하기 위해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을 사용하고자 하였다. 흉노족을 견제하고자 중국 한나라의 황제 무제는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동맹을 맺기 위해 외교 사신을 파견했는데,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장건에 의해 마늘이 중국 일대에 전파됐다. 

달래

그런데 고조선이 세워지기 약 2000년 전 이야기인 단군신화에 마늘이 등장한다. 어찌 된 일일까? 오늘날 역사학자들은 단군 신화에 나오는 마늘을 오늘날 우리가 먹는 마늘이 아니라 다른 작물이었다는 주장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당시 사람들은 마늘을 '산(蒜)'이라고 칭했는데, 산은 마늘뿐 아니라 달래를 부를 때도 쓰였다. 특히나 자생식물인 달래야 말로 단군신화에 나오는 마늘은 사실 마늘이 아니라 달래였다는 주장도 있다. 그럼에도 삼국시대부터 우리 식탁에 오른 마늘의 역사는 1,000년은 가볍게 넘는다 천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마늘은 우리 식탁에서 그 역할을 당당히 하였다. 우리에게 친숙한 고추, 고구마, 감자, 옥수수, 호박 등이 조선 임진왜란 이후에 들어온 작물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 민족과 함께 한 작물을 꼽으라면 마늘은 한참 터줏대감인 격이다. 

마늘이 우리 주변에 흔하게 볼 수 있어서 그렇지, 인삼처럼 재배하기가 까다로웠다면 인삼보다 훨씬 비쌌을 것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마늘은 영양과 효능이 뛰어나다. 특히나 항암효과에서 찾을 수 있는데 항암효과를 가지고 있는 음식 40여 가지 중에 당연 그 효능이 가장 뛰어난 항암효과를 기대한다. 마늘의 알싸한 맛의 주인공이자 가장 대표적인 영영소 알리신은 페니실린, 테라마이신보다 더욱 강력한 살균력을 자랑한다. 세균의 성장을 막고 감기를 예방해 준다. 살균효과뿐 아니라 비타민B의 흡수와 이용률을 높여 피로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때문에 마늘이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슈퍼푸드 10개 음식 중에 선정된 일은 새삼 놀랄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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