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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누스토리 Nov 12. 2019

'R'이 없는 달에는 굴을 피하라?

굴은 일 년 내내 식탁에 오르지만, 본격적인 굴의 제철은 10월부터 시작이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때가 되면 방송에는 굴에 활용한 다양한 요리법이 소개된다. 바다가 시작되는 물에 잠긴 땅이 하루에 두 번 갯벌의 속살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본격적으로 굴을 따기 시작한다. 우리나라는 물론 동서양을 막론하고 굴은 오랜 기간 사랑을 받은 수산물로, 서양에선 예로부터 해산물을 날 것으로 먹는 것을 꺼려왔지만 굴은 유일하게 날 것으로 먹는 음식으로 사랑받았다. 바위 위에 피는 꽃이라 하여 석화라고도 불린다. 바위처럼 생긴 단단한 굴 껍데기 속을 열어 한입  하면 입안 가득 바다 내음이 물씬 풍겨온다. The world is your oyster라는 말이 있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존 키팅(로빈 윌리엄스) 선생이 학생들에게 말한 대사이기도 유명한 영어 속담으로 세상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뜻이다. 굴 안에서 진주가 나올 때가 있듯이, 세상은 자유롭게 뜻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펼쳐진 곳이라는 뜻에서 유래하였다. 


                    배 타는 어부 딸 얼굴은 까맣고, 굴 따는 어부 딸 얼굴은 하얗다?


굴에는 멜라닌 색소를 분해하는 효과가 있어 굴을 섭취하게 되면 얼굴색이 좋아지고 피부를 맑게 만들어 주는데, 칼슘과 비타민 A, B, C가 있어 피부를 희고 매끄럽게 만들어 준다. 때문에 배 타는 어부의 딸 얼굴은 까맣고, 굴 따는 어부의 딸 얼굴은 하얗다는 말이 있다. 게다가, 지방 함량이 낮으며 바다의 우유, 젖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풍부한 칼슘을 가지고 있다. 다이어트 시 부족하기 쉬운 칼슘을 보충해주며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 좋은 추천 된다. 사랑의 묘약으로도 불리는 굴은 아연을 다량 가지고 있어 인슐린의 분비와 소갈 증상을 완화하여 당뇨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할 뿐 아니라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를 촉진하여 남성 호르몬을 강화시켜준다. 나폴레옹도 전쟁터에서까지 굴을 챙겼으며 클레오파트라는 굴이 없으면 식사를 하지 않았다. 기록에 따르면 카사노바는 매일 하루에 50개의 굴을 먹기도 하였다. 타우린을 가지고 있어 간을 해독하고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며 간을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 타우린과 더불어 핵산성분이 있어 무리 몸안의 나쁜 콜레스테롤을 제거하여 혈관질환, 성인병을 막아준다. 

                                            'R'이 없는 달에는 굴을 피하라? 


오늘날 굴은, 1년 내 고급 레스토랑 음식으로 만들어지고 마트에서 판매되어 쉽사리 찾아볼 수 있지만, 냉동 저장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 굴은 조심해야 하는 시기가 있었다. 서양의 음식 속담 중 달력에 'R'이 들어 있는 않은 달에는 굴을 조심하라는 말(Should You Eat Shellfish Only in Months with an 'R')

이 있는데 봄과 여름 사이에는 굴의 산란기로 영양도 겨울에 비해 떨어지고, 굴의 몸속에 독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달력에 알파벳 'R'이 들어간 달 (9월 ~ 4월, SeptembeR, OctobeR, NovembeR, DecembeR, JanuaRy, FebRuaRy, MaRch, ApRil)에 먹으라 하였다. 11월 ~ 2월까지의 굴이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시기이다.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는 굴은 100g 가운데 3mg을 칼슘으로 가지고 있을 정도로, 해산물 가운데 멸치 다음으로 많은 칼슘 함량을 자랑한다. 골다공증 예방은 물론 뼈를 단단하게 만들어주어 어린이와 학생에게 좋은 간식이다. 또한 철분이 풍부할 뿐 아니라 철분이 흡수를 도와주는 구리 성분 역시 함께 있어 빈혈을 예방한다. 때문에 여성들에게도 좋은 음식으로 생리로 인해 부족해 지기 쉬운 철분을 보충하는 데 좋다. 또한 철분이 부족하게 되면 성장기 청소년들의 발육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철분의 결핍을 보충할 수 있다. 

굴은 나폴레옹과 카사노바가 사랑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굴이 가지고 있는 아연 때문이다.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아미노산과 아연이 풍부하여 남성의 성기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이른바 정력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아연뿐 아니라 요오드, 인 성분 역시 도움을 준다. 굴에는 타우린 성분도 함께 있다. 피로 해소에 좋은 타우린은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만들어 혈관 관련 질병을 예방해주고 몸 안에 생겨난 독성 물질을 해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술을 많이 마신 다음날 굴국밥으로 속을 달래도 좋은 해장국일 수 있는 이유가 간 기능을 회복시키고 알코올을 해독하는 데 탁월하기 때문이다. 

 해산물을 날것으로 먹지 않는 서양인이지만 굴의 효능 때문인지 유일하게 날것으로 먹는 해산물이 굴이다. 굴의 인기는 매우 높으나 고가 음식인데 반해 전 세계 굴 생산량의 90% 이상이 한중일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굴이 자라기 적합한 해온과 지형 탓으로 서양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굴을 우리나라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아무 때나 먹을 수 있으니 혹시 나중에 외국인 친구가 온다면 굴을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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