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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Mar 15. 2023

희망의 증거


미국의 방송인이자 작가인 앤디 앤드루스가 쓴 <폰더 씨의 위대한 결정>이라는 책이 있다.

주인공 데이비드 폰더는 70대의 노년인데 얼마 전에 아내와 사별한 슬픔 때문에 삶의 의욕을 잃고 죽기만 바라고 있었다.

그러던 중 시간여행자들의 정상회의가 열리는데 그는 마지막 시간여행자라는 이유로 그 회의에서 사회를 맡게 되었다.

회의에 소환된 시간여행자들은 윈스턴 처칠, 잔 다르크, 링컨, 에릭 에릭슨, 다윗 왕, 조지 카버, 조슈아 체임벌린 등 역사 속에서 굵직한 업적을 남긴 인물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이 이룬 위대한 일들을 자랑하지 않는다.

그들은 보통의 사람으로 다가와서 자신들이 겪었던 삶의 고뇌들을 들려준다.

그러면서 어떻게 살아가면 좋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렇게 과거에서 현재로 넘어온 시간여행자들을 통해서 폰더 씨는 희망과 지혜, 용기에 대한 주옥과도 같은 교훈들을 듣게 된다.




괴테의 <파우스트>를 떠올리게도 하고 C.S. 루이스의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도 생각나게 하는 책인데 가브리엘과 미카엘 같은 천사들이 소개되기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한 권의 책에서 한 문장만 건져도 그 책을 읽은 보람이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이기에 이 책에서도 건질만한 문장을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앗! 이것이다!’하는 문장들을 접할 수 있었다.

잔 다르크와 윈스턴 처칠이 한자리에서 토론을 하는 장면이었다.

영국의 공격으로부터 프랑스를 건진 영웅 잔 다르크와 히틀러의 공격으로부터 영국과 연합국을 건진 영웅 윈스턴 처칠이 한자리에서 만난 것이다.

한창 잔 다르크의 이야기가 들려지는 중에 사회자인 폰더 씨가 끼어들었다.

잔 다르크가 억울하게 재판을 받고 죽음에 이를 때 천사들은 잔 다르크를 도와주지 않고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는 것이다.

그때 잔 다르크가 한 말이 마음에 박혔다.




“나의 삶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가져다주기 위해 선택된 삶이었어요.

희망은 빵이나 물처럼 기본 양식이에요.

사람은 그게 없으면 살지 못해요.

희망은 용기의 주인이고, 성공의 아버지입니다.

흔들림 없는 희망을 가진 사람은 기적을 일으키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희망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하고, 만져지지 않는 것을 만지게 하고,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성취하게 합니다.”


이 말을 들은 폰더 씨는

“우리가 인내할 수 있는 것은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은 때때로 역경의 강풍을 맞아 흔들립니다.

우리는 무기력의 홍수에 떠내려가 익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굳센 희망을 가지고 있으면, 모든 상황이 ‘포기하라’고 소리칠 때에도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라고 하였다.


그리고 처칠은 지도자의 첫 번째 임무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며, 숨을 쉬는 한 희망이 없는 상황은 없다고 하였다.




이야기를 듣던 폰더 씨가 그렇다면 희망의 증거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 질문에 잔 다르크가 “당신이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대답하였다.


“당신이 숨을 쉰다는 건 아직도 살아 있다는 뜻이지요.

아직도 살아 있다는 건, 당신이 지상에 온 목적을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는 뜻이지요.

그러니까 인생의 목적이 아직 성취되지 않은 겁니다.

그런 목적이 아직 달성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당신의 앞날에 가장 중요한 일이 남아 있다는 증거예요! 당신의 가장 중요한 일이 장래에 벌어질 거라면, 당신이 얼마나 나이 먹었는지 혹은 건강한지 아픈지 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아요.

당신이 얼마나 우울하고 두려움을 느끼는지, 얼마나 돈이 없는지 따위도 문제 될 게 없어요.

당신이 아직 숨 쉬고 있는 한, 더 많은 것을 이룩하게 되어 있어요.

더 많은 웃음과 배움과 승리가 아직 당신 앞에 남아 있는 거예요.

무슈, 그게 희망의 증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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