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좋아하는 숫자가 있다.
나는 숫자 5를 좋아한다.
핸드폰 번호에도 5자가 세 번이나 들어가 있다.
숫자 5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단순하다.
국민학교 1학년 때 받은 내 번호가 5자였다.
그때부터 5번을 부르는 것은 내 이름을 부르는 것과 같은 의미가 있었다.
내 이름 대신 불린 숫자가 5자였다.
시골 학교였고 한 학년에 한 반 밖에 없었기에 1학년 때 받은 번호는 6학년 때까지 고스란히 이어졌다.
6년을 5번으로 보냈으니 자연히 숫자 5를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태어난 날의 숫자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특별한 경험을 했을 때 연관된 숫자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마다 제각각의 이유로 좋아하는 숫자가 있다.
여러 숫자들 중에서 7자는 굉장히 많은 사람이 좋아한다.
단순하게 좋아할 뿐만 아니라 7자는 행운을 가져다주는 숫자라고 믿는다.
그래서 숫자 7을 럭키 세븐(lucky seven)이라고 부른다.
하고 많은 말 중에서 왜 숫자 7 앞에 행운을 의미하는 럭키(lucky)라는 말을 붙였을까?
그건 야구를 좋아하는 미국 사람들 때문이었다.
야구 경기는 9회까지 진행된다.
9회까지 승패가 결정이 나지 않으면 연장전에 돌입하는데 어쨌든 정해진 시간은 9회까지이다.
3명의 선수가 아웃되면 1회가 끝난다.
9회까지의 경기가 끝나려면 27명의 선수가 아웃되어야 한다.
라인업에 올라온 선수가 9회까지 경기한다면 몇 번이나 타석에 설 수 있을까?
타자는 9명이니까 9회까지 최소한 3번 타석에 설 수 있다.
타자들이 안타와 사사구를 얻어서 출루를 많이 하면 경기가 끝날 때까지 다섯 번이나 여섯 번도 타석에 설 수 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세 번에서 네 번 정도 타석에 들어선다.
서너 번 타격을 해서 안타를 칠 확률은 얼마나 될까?
대부분 한두 번 정도이다.
세 번 타격을 해서 한 번 안타를 치면 3할 타율이 넘는 뛰어난 선수가 된다.
야구 선수를 향해서 맨날 밥먹고 방망이를 휘두르는데 공을 왜 그렇게 못 치냐며 야단치는 사람들이 있다.
야구를 잘 몰라서 그런 것이다.
투수는 밥먹고 공만 던진다.
타자들이 칠 수 없는 공을 던진다.
그러니 방망이에 공이 안 맞는 것이다.
1회부터 던지는 선발투수는 보통 100개 정도의 공을 던진다.
1회 당 평균 15개 안팎의 공을 던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마무리투수는 힘으로 압박하지만 선발투수는 다양한 구종으로 타자들을 요리한다.
강속구, 커브, 포크볼, 슬라이더, 너클볼 등.
선발투수가 6회까지 던져서 3점 이내로 막으면 정말 잘 던진 것이다.
선발투수가 7회까지 던진다면 팀으로서는 너무나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이때 타자 입장에서는 노림수가 생긴다.
7회 정도 되면 타자들은 대부분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서게 된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투수에게 밀릴 수 있다.
하지만 3번째 타석에 들어서면 감이 잡힌다.
7회쯤 되면 선발투수가 던진 공이 대략 100개 가까이 된다.
당연히 힘에 부친다.
공의 위력이 약해진다.
사사구가 나오거나 안타를 맞을 확률이 높아진다.
그런 게 쌓이다 보면 점수를 내주게 된다.
7회에 점수를 얻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 7회를 ‘럭키 세븐’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더 나아가 8회를 ‘약속의 8회’라고 부르기도 한다.
첫 번째, 두 번째 타석에서는 헛스윙하고 아웃될 수 있다.
하지만 세 번째,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서면 기회가 생긴다.
첫 번 째 타석에서는 보지 못했던 공의 궤적이 보인다.
두 번째 타석에서 실수했던 스윙을 세 번째 타석에서는 다듬을 수 있다.
유인구를 참을 수 있다.
힘을 집중시킬 수 있다.
투수가 던지는 공을 방망이 한가운데 맞힐 수 있다.
기적처럼 안타를 칠 수 있다.
약속했던 홈런을 때릴 수 있다.
첫째 타석 둘째 타석에서 밀렸다고 주눅 들지 말자.
7회 세 번째 타석 럭키 세븐이 있다.